-코스피 영업익 추정치, 연초 대비 4~5% ↓ -‘하반기 실적 부진→코스피 하락 마감’ 나타난 2013~2014년 되풀이 우려 -예상 힘든 무역분쟁 국면…“위험 낮은 자산으로 투자 제한해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실적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이 하락 일변도를 걷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업계의 상장사 실적 기대감은 전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이다, 3~4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 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회복되는 듯했던 실적 기대감을 미ㆍ중 무역분쟁이 끌어내리면서, 연초 대비 코스피 지수가 하락 마감했던 지난 2013, 2014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무역분쟁 이슈가 예상 외로 장기화할 경우 전년보다 실적이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14조47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추정치 224조825억원보다 4.3%가량 줄어든 수준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하락률은 5.7%로 늘어난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도 아니다. 지난 3월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듯했던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감은 6월들어 다시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81곳의 3분의2 수준인 117곳의 실적 기대감이 연초보다 하락했다.

실적 기대감이 꾸준히 하락하는 현 상황은 올해 코스피가 연초 대비 하락 마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상장사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3~4월께 가장 낮게 형성됐다. 각종 비용이 한꺼번에 계상되는 전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낙관적이었던 연초의 기대감을 낮췄기 때문이다. 연중 내내 기대감이 상승하던 지난해에도 실적 기대감은 2월 잠시 주춤하다 3~5월 다시 가파르게 올랐다. 사실 올해도 3월 말까지 꾸준히 하락하던 실적 추정치가 4~5월 들어 반등 기미를 보이긴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미ㆍ중 무역분쟁에 다른 수출기업 실적 악화 우려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추정치는 다시 내리막을 타고 있다. 연초에 형성됐던 실적 기대감이 상반기 내내 하락하는 흐름은 지난 2013년, 2014년과 유사한데, 당해 코스피는 연초 대비 각각 1.0%, 2.6% 하락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2012~2015년 매년 반복됐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반기 대규모 실적 감익’ 흐름이 올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미ㆍ중 무역분쟁 문제가 예상 밖으로 장기화할 경우 향후 실적 전망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무역분쟁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같은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6일부터 상대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했으며, 중국은 미국이 관세부과 조치를 이행할 경우 이에 맞서는 종합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당장 극적인 제동장치가 없다면 미국과 중국이 서로 뺨을 한 대씩 맞고 나서 다시 상황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상장사 실적을 제외한 다른 변수에서는 코스피 반등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현상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의 변동 추이에 따라 미국과 신흥국의 증시 성과가 결정돼 왔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임계점은 존재했다”며 “최근 신흥국과 대비한 미국의 상대 성과가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던 지난 2015~2016년 수준에 근접했다. 신흥국의 상대적 부진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의 안정세도 지수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ㆍ중 간 무역분쟁이 완화되는 가늠자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위안화 절상 여부인데, 지난 3일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언론을 통해 “위안화를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이례적으로 구두 개입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섬에 따라 위안화 급락세가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