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소비문화 향유한 X세대, 40대로 컴백 -패션ㆍ뷰티트렌드 민감한 새 소비주체로 부상 -올리브영 40대 매출 비중 점점 커져 ‘콧노래’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199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X세대’가 ‘영포티(Young Forty)’로 돌아왔다. 나이에 비해 젊게 사는 이들은 소비문화의 세례를 받은 첫 세대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 이후 문화적 다양성을 누렸고, 최초로 ‘브랜드’가 찍힌 옷을 입으며 개성을 마음껏 표현했다. 당시 나이키의 ‘에어조던’ 시리즈, 젤리 같은 느낌의 ‘베이비 G’ 시계, 리바이스 실버택은 20대의 필수품이었다. 시간이 지나 40대가 된 영포티는 옷, 액세서리, 화장품 등 패션ㆍ뷰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포티가 헬스&뷰티(H&B) 스토어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에 따르면 2012년까지만해도 40대 이상 회원 고객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6.8%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4년에는 10.9%로, 2016년에는 16%로 신장했다. 이같은 추세는 최근까지 이어져 지난해에는 18%, 올해 상반기에는 20.7%를 기록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CJ ONE 회원’을 기준으로 고객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40대 이상 회원 고객의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집계 대상에서 제외된 비회원 고객까지 고려하면 40대 고객의 비중은 더욱 더 큰 폭으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5월30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진행된 2018년 첫 세일에서 더 확연하게 나타났다. 올리브영이 해당 기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에 진행됐던 세일과 비교해 영포티 고객의 매출은 50% 가량 증가했다. 20~30대가 주고객인 H&B스토어에서 40대 고객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영포티 고객의 상품 구매패턴 역시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구매 품목이 건강기능식품, 비타민 등으로 한정됐다면 최근에는 네일스티커, 색조화장품, 마스크팩 등으로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이다. 올리브영의 6월 세일에서 영포티 고객은 ‘세노비스 여성용 멀티비타민미네랄’, ‘고려은단 비타민 C골드 플러스’ 등 비타민 상품군을 많이 찾았지만 다른 품목의 구매량도 증가했다.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네일스티커 ‘인코코’, ‘데싱디바’ 등은 물론 클렌징 퍼프 ‘페이스헤일로’를 찾는 40대 이상 고객이 늘었다.
H&B스토어의 영포티 고객 증가 요인은 여러가지가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부터 올리브영, GS왓슨스, W스토어 등 주요 H&B스토어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점포가 늘어나면서 접근성이 높아졌다”며 “당시 H&B스토어의 주요 고객이었던 20대 대학생, 직장인 등이 이제는 40대가 돼 충성 고객으로 자리잡은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가 브랜드 상품만 좋은 상품’이라는 인식이 무너지면서 딸과 함께 H&B스토어를 방문하는 40대 영포티 고객이 늘고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