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세대 부담 낮추고 삶의 질 개선에 중점 출산 돌봄부담 대폭 줄이고 사각지대 해소 비혼자·한부모 출산·양육 여건 개선도 추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5일 발표한 ‘일하며 아이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는 아이를 낳아 키우는 2040세대 부담을 낮춰주고 삶의 질은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금까지출산율을 끌어올리던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아이와 부모의 삶의 질 개선으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은 우리 사회 전반의 삶의 질이 악화한 결과인 만큼 심각한 결혼·출산 기피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이번 대책은 출산율 지향 정책에서 삶의 질 개선 정책으로 전환하는 첫걸음”이라며 “2040세대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되, 결혼·출산·양육의 경로를 선택할 때 국가지원을 강화하고 모든 출생을 존중하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보이는 평균 출생아수)은 1.05명, 출생아 수는 35만8000명으로 각각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악화돼 출생아 수는 32만명, 합계출산율은 1.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감소 속도가 너무 빨라 목표를 세우는 자체가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2022년 이전에 출생아수 20만명대 진입이 우려된다.
이런 절박한 상황을 맞아 정부는 출생아 수를 늘리기 위한 정책에서 2040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새로운 제도의 신설보다는 기존 정책의 문턱을 낮추고 사각지대를 줄여 보다 많은 국민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은 보육 위주로 재정투자가 이뤄졌으나 이번 대책에서는 주거, 일ㆍ생활 균형, 모든 아동과 가족 지원을 위한 재정 투자를 보다 강화했다. 아동의 행복과 2040 삶의 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아이와 함께 하는 일ㆍ생활 균형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 ▷청년의 평등한 출발 지원 ▷제대로 쓰는 재정, 효율적 행정 지원체계 확립을 중점 추진한다.
일ㆍ생활 균형 차원에서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아빠 육아휴직보너스’의 경우 급여 상한액을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했다. 일ㆍ생활 균형 중소기업 확산을 위해 중소기업(우선지원대상기업) 지원 수준도 대폭 높였다. 대체인력 지원금은 월 6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육아휴직 지원금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했다.
한부모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고 비혼 출산ㆍ양육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여건을 확립하기 위해 민법 등 차별적 제도도 개선한다. 한부모 자립을 위한 양육비 지원도 강화한다. 아동 양육비 지원대상 연령을 14세에서 18세로 높이고, 지원액도 월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올렸다. 특히 만 24세 이하인 청소년 한부모의 경우에는 현재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 폭을 더욱 높인다.
이에 따라 고등학생(17)과 초등학생(12) 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장 A(36)씨는 올해 둘째만 아동양육비로 월 13만원을 지원받았지만 내년에는 첫째 아이까지 지원대상이 되고, 지원액도 17만원으로 인상되면서 총 34만원 지원받게 된다.
비혼 출산ㆍ양육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야기하는 불합리한 제도와 문화를 개선하고, 임신부터 출산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통합 상담서비스를 강화한다. 미혼모가 자녀를 기르던 중 부(父)가 그 자녀를 인지하더라도 종전 성(姓)을 유지하도록 법개정을 추진하고, 주민등록표 상에 계부ㆍ계모 등의 표현이 드러나지 않도록 표기도 개선한다. 우리나라는 비혼상태의 임신이 대부분 출산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 비혼 상태인 출생아 비율(비혼출산율)은 1.9%로 OECD 평균 39.9% (2014)에 비해 큰 격차를 보인다.
정부는 이번 대책 시행을 위해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5000억원, 아이와 함께하는 일ㆍ생활 균형 3000억원,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 700억원 등 약 9000억원(주거대책 제외)이 소요될 것을 보고, 내년도 정부예산안 편성을 통해 구체화하고 관련 법 개정 등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김대우 기자/
dewk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