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단추부터 잘못 꿴’ 내부 참사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취임 85일 만에 상임부회장을 전격 해임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20여 일 동안의 내홍 논란 속 깊은 상처를 입었다.
또 송영중 전 상임부회장의 향후 대응 기조에 따라 이번 사태가 쉽사리 수습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회원사인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에 노동계 편향적인 인사가 사실상 낙하산으로 와 벌어진 ‘첫 단추부터 잘못 꿴’데 따른 내부 참사로 보고 있다.
3일 오전 경총은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지난 4월 10일 송 부회장이 취임한지 불과 85일 만이다.
고용노동부 요직을 두루 지낸 관료 출신인 송 부회장은 지난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논의 당시 양대노총(한국노총ㆍ민주노총)과 입장을 같이해 논란이 됐다.
송 부회장은 이를 두고 “기업과 사용자 입장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선 이때부터 송 부회장이 손경식 회장 및 경총 사무국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달 초 ‘재택근무’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터는 내홍이 만천하에 드러나며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 부회장이 일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경총은 적폐”, “투명하지 못한 자료가 올라왔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고, 경총은 “조직운영 파행에 따른 부회장 자신의 과오를 포장하기 위해 개혁과 반 개혁 구도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맞대응하기에 이르렀다.
경총은 이어 “구태의 관료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권위적이고 독단적인 비민주적 행위가 오히려 적폐 행위이고 반개혁적”이라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송 부회장은 자신의 해임안 의결 바로 전날인 2일 ‘손경식 회장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회원사들과 기자들에게 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워드파일 10페이지에 달하는 이 공개질의서에서 송 부회장은 자신과 손 회장 사이의 일들을 조목조목 따지며 손 회장에게도 사태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경총이 사업자금을 인건비로 썼다며 회계부정을 주장, 김영배 전 부회장이 반박 기자회견을 여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송 부회장은 자신의 해임안 가결시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소송전으로 갈 경우 경총의 내홍은 수습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송 부회장을 직접 추천해 상임부회장 자리에 앉힌 손 회장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남을 수 밖에 없다.
손 회장은 이날 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솥밥을 먹던 분을 해임 결의하게 돼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며 “제가 했던 일이라 누굴 원망할 수도 없고 마음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이 청와대 등 현 정권으로부터 추천받은 인사가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손 회장은 “전혀 아니다. 송 부회장 이력을 보라. 경총 상임부회장을 할 만한 이력의 사람”이라며 “내가 직접 추천해 선임한 것”이라고 자신이 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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