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60% 이후 분양…공공은 의무적으로 확대
민간에는 인센티브…투기과열지구 재건축은 제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아파트를 60% 이상 짓고 난 후 분양하는 ‘후분양 제도’가 확대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SH공사 등이 공급하는 공공단지는 올해부터 공공 부문 일부 단지에 적용을 시작해 2022년엔 새로 공급되는 공공 단지의 70%를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한다. 민간 건설사가 공급하는 주택엔 후분양제가 의무화되진 않지만, 후분양 방식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면 각종 인센티브를 줘 후분양 제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 ‘제2차 장기 주거종합계획(2013~2022년) 수정 계획’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후분양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후분양제 도입 로드맵’을 제시한 건 참여정부 때인 2004년 이후 14년 만이다. 공공부문은 단계적으로 도입하지만, 민간에겐 인센티브를 줘 자발적으로 시행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토교통부 김흥진 주택정책관은 “공정률 60%는 골조가 완성된 상태로, 주택 소비자가 동간 배치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단지 내 견본주택을 통해 실제 주택 내부 모습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모든 주택이 후분양으로 공급되는게 아닌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부문 올해부터 본격 확대= 우선 공공부문은 올해부터 후분양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SH공사 후분양 물량은 당장 내년부터 공급이 가능하며, 경기도시공사도 사업 대상지가 결정되면 후분양으로 공급한다. 이들 공기업은 최근 5년간 공공분양의 90% 이상을 공급했고 자금 조달능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토부는 우선 당초 올해 분양할 예정이었던 2개단지(시흥 장흥지구 614가구, 춘천 우두지구 979가구) 총 1593가구의 분양을 내년으로 미룬다. 선분양 제도에서는 착공 후 바로 분양을 할 수 있지만, 후분양을 하려면 공정률 60% 이후 분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지들은 올해 착공하면 내년엔 공정률 60%를 넘는다.
LH와 경기도시공사는 후분양 공급을 늘리기 위해 분양 관련 내부 규정을 연내 개정한다. SH공사는 이미 공정률 60% 이후 공급하는 후분양 방식을 택하고 있어, 기존 방식대로 올해도 1338가구를 후분양으로 공급한다.
▶민간, 인센티브로 후분양 유도= 민간부문은 후분양을 하는 업체에 각종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다만, 사업성이 좋은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은 인센티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먼저 후분양 공급을 약속한 업체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당장 올해 3분기 나오는 파주운정3지구(1778가구)와 4분기 공고되는 화성동탄2지구(879가구), 평택 고덕지구(731가구), 아산 탕정지구(791가구) 등 4개 택지지구를 후분양 조건으로 우선 공급한다.
사업자에게 토지 자금도 쉽게 조달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계약일로부터 중도금 1회차 납부까지 18개월의 거치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후분양 우선 공급 택지는 택지 대금 완납 전에도 대금납부 이행을 보증하면 분양을 위한 사용 승낙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금 대출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 지원 대상을 공정률 80% 이후 후분양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공정률 60% 이후 후분양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출 금리도 낮춘다. 민간 업체가 대출을 할 때 공공기관 선분양 수준(3.6∼3.8%)으로 0.5%p 내리고, 공공은 선분양보다 낮은 수준(3.1∼3.3%)으로 1.0%p 낮춰주기로 했다.
후분양 대출 보증제도도 개선한다. 현재 총 사업비의 40~47%(총 분양수입금의 36∼42%)까지 지원 가능하지만, 앞으론 78%(총 분양수입금의 70%)까지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총 가구의 60% 이내로 정해져 있는 보증 대상 제한 제도를 폐지해 전 가구를 후분양해도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주택 면적에 관계없이 분양가의 70% 보증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보증요율도 인하해 주기로 했다.
▶후분양 주택 소비자에도 혜택= 후분양 아파트를 사는 주택 소비자도 혜택을 준다. 후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가장 큰 부담은 중도금과 잔금 납부 기간이 짧다는 점인만큼 금융 부담 완화 대책이 많다.
먼저 무주택 서민 대상으로 기금 대출을 확대해 주기로 했다. 디딤돌대출 지원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후분양 주택을 구입하면, 중도금과 잔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택 구입 자금 대출에 대한 보증도 지원한다. 공정률 60% 이상 후분양 주택을 분양받았다면, 분양보증을 받지 않은 사업장이라고 해도 보증을 받을 수 있고 보증한도도 80%에서 100%로 올린다.
김흥진 주택정책관은 “2022년 사업 성과를 분석해 후분양제 공정률 60%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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