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위)와 횡단보도(아래) 위를 활보하고 있는 자전거들.  김성우 기자/zzz@
인도(위)와 횡단보도(아래) 위를 활보하고 있는 자전거들. 김성우 기자/zzz@

사고 12%는 보행로 운행 발생 단속 걸리면 “전혀 몰랐어요”

지난 27일 직장인들이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오후 6시 무렵 서울 광화문 사거리. 빨간 신호등 앞에 무리지어 선 사람들 사이로 자전거에 올라탄 사람들이 눈에 띈다.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자 자전거에 탄 시민들은 보행자들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지나간다.

주위 시민들은 이런 모습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했다. 직장인 문세영(28) 씨는 “(횡단보도 위 자전거를 보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피하게 된다. 자전거가 옆에 있을 때는 긴장하고 다녀야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자전거 전용로 등이 등장하고, 서울시 따릉이 등 공용 자전거의 보급이 맞물리면서 도심 한복판에서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횡단보도와 인도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서 이동하는 ‘보행방해족’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도 크다. 또 오토바이(이륜차) 이용자들의 횡단보도ㆍ인도 질주도 줄지 않아 보행자들의 불편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자전거든 오토바이든 인도와 횡단보도에서는 차체에서 내려 끌고서 다니는 것이 원칙이다.

보행방해족들은 ‘안전’ 문제를 초래한다. 경찰청이 발간한 2017 경찰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연간 전체 자전거 사고의 7.7%인 456건은 자전거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에 발생됐다. 자전거가 인도를 통행하는 중 발생한 사건은 182건(3.1%). 두 가지 경우를 합치면 전체 자전거 사고의 10.8%가 보행자를 방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륜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횡단보도 운행중 발생한 사고는 1490건, 인도통행 중 발생한 사고는 123건으로, 전체 사고에서의 비율은 12.3%에 달했다.

경찰도 이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김창영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 계장(경정)은 “이륜차나 자전거의 횡단보도ㆍ인도 운행은 보행자에게는 큰 위험을 초래한다”면서 “특히 택배나 배달 등 운송 차량들이 횡단보도나 인도를 가로질러서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같은 행위에 대한 엄정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적발될 경우 이륜차는 4만원, 자전거는 3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국민 안전의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정의석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자전거 이용인구가 늘어서 이같은 문제도 눈에 띄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는 국민들의 안전의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 계장도 “교차로 같은데서는 정상적인 신호에 따라서 운행을 해야 하는데, 편하게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길에서 만난 횡단보도 보행자들은 여기에 대해서 경각심을 느끼지 못했다. 광화문에서 만난 자전거 이용자 박모(26) 씨는 “자전거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 불법인지 몰랐다”면서 “들은 적이 없어서 문제되는 건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직장인 심모(31) 씨는 “자전거를 타고 차도로 다니면 안된다고 들어서, 인도에서는 타고서 이용할 수 있는 줄 알았다”면서 “횡단보도나 인도 운행시 범칙금을 내야하는 줄 알았으면 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이 배달업소나 퀵서비스 사무실 등을 찾는 안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오토바이 퀵 배달원 김모(58) 씨도 “경찰에 위반사항 지적을 받은 뒤부터는 이를 준수하고 있다”면서도 “단속에 걸리기 전에는 이같은 상황이 문제되는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