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라벨 접착제 유해성 불구, 1등급 인정 -재활용 1등급 ‘수분리’는 끓인 양잿물 분리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페트병 라벨 접착제가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제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휘발성유기화합물과 미세먼지까지 대량으로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페트병 제조업계와 공업용접착제 공급업체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라벨 접착제는 공업용 핫멜트 접착제로 고온(120~160도)으로 끓여 접착면에 도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에는 탄화수소류(Hydrocarbon Resin)와 고농도 파라핀(Heavy Paraffin) 등이 포함되어 있어 대기 중 질소산화물과 반응해 광화학스모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발생된 스모그, 초미세먼지는 호흡기와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될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화학물질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재활용 과정에서도 접착제를 녹여낸 가성소다 수용액에서 페놀이 기준치의 100배 가량 검출되고, 디클로로메탄, 톨루엔, 질산성질소 등이 검출, 산업용 폐수로 별도의 처리가 필요해 2차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최근들어 경남의 한 페트병 가공업체는 접착제를 사용한 라벨을 비접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설비 전체를 변경했다. 특히 직원들이 어쩔 수 없이 접착제를 사용해야할 경우, 환기시설과 개인 방진도구를 활용해 연기를 흡입하지 않도록 철저히 주의하고 있다.
이처럼 유독성을 띤 공업용 접착제는 국내에선 비중분리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공업용접착제는 일본에서는 사용을 억제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페트병 라벨 부착시 아예 접착제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라벨 분리시 접착제가 병에 남아있지 않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 환경부 권고기준에는 접착제 사용 여부보다는 가성소다(NaOHㆍ양잿물)를 넣어 끓인 물에 용해된다면 1등급으로 판단해 접착제 사용을 사실상 묵인해왔다.
페트병 라벨과 관련한 국내 권고기준은 환경부가 직접 만든 것도 아니다. 재활용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가입된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이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의뢰해 기준을 만들었다.
본지가 입수한 연구원 실험보고서를 살펴보면, 조합은 접착제로 붙여진 라벨의 박리(분리)실험을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의뢰했고, 연구원에서는 가성소다 2%를 포함한 알카리성수용액에서 90도까지 끓여 10분간 접착제를 녹여내 97%가 박리됐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단순한 박리실험 결과를 조합측은 이상하게 해석했다. 라벨의 재질이 비중1 미만의 합성수지라면 비접착식은 물론, 접착식일지라도 동일하게 1등급으로 분류하는 어이없는 기준을 만든 것이다. 접착제를 사용하더라도 물에 뜨는 라벨이라면 모두 1등급으로 취급해 결과적으로는 접착제 사용을 유도한 셈이 됐다.
실험조건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유리병과 플라스틱 용기에 대해서는 ‘증류수’를 이용해 박리가 이뤄졌지만, 유일하게 페트병만은 ‘알카리성 수용액’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환경부 권고기준에서 1등급인 ‘수분리’ 기준은 유리병과 플라스틱 용기에는 맞지만, 페트병에 대해서는 ‘알카리성 수용액 고온분리’가 정직한 표현인 것이다.
관련업계에서 환경부가 양잿물로 페트병 라벨을 분리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숨기고 있다고 의심하는 이유이다. 관련 질의에 대해 환경부는 “90도로 끓인 알카리성 수용액을 기준으로 한것은 사실이나, 페트병 라벨 등의 재활용 등급 확인을 위한 실험에 사용되는 용액이므로 재활용 재질ㆍ구조 개선 기준고시에 알카리성 수용액 사용여부 등을 명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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