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개혁 태도 다시 도마에…“기득권 카르텔 벗어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버(Uber)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공유 서비스로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 회사는 시 당국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서비스 개시 10년도 안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업가치는 700억달러(77조원)를 넘고 1만2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우버코리아 대표가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의욕적으로 카풀사업에 뛰어들었던 스타트업들도 기존 운송사업자들의 반발과 정부 규제에 막혀 사업을 접고 있다.
이는 우리경제가 ‘기득권 카르텔’이라고 불리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신성장산업 창출에 얼마나 뒤쳐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적인 사례다. 선진국은 물론 중국까지 우버나 에어비엔비 같은 공유경제는 물론 드론ㆍ자율주행차ㆍ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인터넷뱅킹 등에서 성큼성큼 앞서가며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데 비해 한국은 아직 발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7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규제개혁 점검회의’가 준비 부족을 이유로 회의 3시간 전에 전격 연기되면서 규제의 실질적 주체인 공무원들의 형식적 규제개혁 추진 태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명박(MB) 정부의 ‘규제 전봇대론’에서부터 박근혜 정부의 ‘암덩어리’, ‘손톱 밑 가시’ 등 이전부터 현 정부까지 10여년 동안 규제개혁을 입이 닳도록 외쳤고 추진도 했지만,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규제천국’이라는 말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8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기업경영자나 창업희망자 등이 보기에는 (규제혁신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훨씬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일의 규제혁신 점검회의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이어 관계부처들이 ‘계획’에 치중하지 말고 규제개혁의 ‘결과’를 더 늘려줄 것과 훨씬 더 치열하게 규정과 씨름하고 타성과 싸울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각종 규제는 국가경쟁력을 갉아먹으면서 신성장산업과 일자리 창출 등 혁신성장의 발목을 잡는 핵심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평가를 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지난해 137개국 중 26위를 기록했지만 규제개선과 관련한 법체계의 효율성은 56위, 증권거래 관련 규제는 71위, 정부 규제의 부담은 95위로 일부 지표는 최하위 수준이었다. 지난달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평가에서도 한국은 국가경쟁력이 63개국 중 27위를 기록했지만, 사업수행시 법ㆍ제도적 지원은 57위로 사실상 꼴찌였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 등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사업적 측면의 제한을 가하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득권 카르텔에서 벗어나는 것도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한국경제 보고서를 통해 “신기술ㆍ신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기존의 모든 법적 요구사항의 적용을 받지 않고 그들의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도입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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