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사상 최대 적자…무리한 수주로 예상 외 손실 발생 -29일 ‘경영현황설명회’…이재성 회장 “와신상담해 악순환 고리 끊어야” -임원 급여 반납 등 비상경영체제 강화할 듯…희망퇴직 전망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분기에 189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분기에는 적자 폭을 좁힐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위기에 대비해 임원들이 급여 일부를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 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는 임원 18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경영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조선ㆍ엔진기계ㆍ해양ㆍ플랜트ㆍ전기전자시스템ㆍ건설장비ㆍ그린에너지 등 7개 사업본부의 보고가 이어졌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 직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며 “와신상담(臥薪嘗膽)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의 ‘어닝쇼크’를 두고 업계에서는 “무리한 수주가 화를 불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선,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최근 3~4년 동안 수주한 ‘세계 최대’ 규모 프로젝트가 공사 과정에서 줄줄이 문제를 일으켰다. 의욕적으로 수주했지만 건조 경험 부족으로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프로젝트도 다수다. 결국 공사손실충당금 5000억원이 발생했다. ‘세계 최대’가 결국 독배가 된 셈이다.
해양플랜트의 부실이 가장 크다. 노르웨이에서 수주한 세계 최대 원통형 부유식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인 골리앗은 당초 지난 해 7월 인도 예정이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울산 조선소에 머물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 ‘고르곤’ 프로젝트도 인도 연기로 제작한 모듈을 야드에 쌓아두는 상황이다.
선주사의 설계 변경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에 따른 비용은 선주가 부담하게 되지만 일단 조선사가 먼저 비용을 들여 변경 요청에 따른 추가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기간 연장에 따른 매출 손실도 만만치 않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공기 지연에 따른 패널티 발생은 물론 설계 변경에 따른 작업에 인력이 추가 투입되면 비용도 증가한다”며 “골리앗FPSO가 1년 가까이 인도 연기되면서 야드 활용률도 떨어지게 됐다. 다른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선분야는 2012년 노르웨이로부터 수주한 7억 달러 규모의 반잠수식시추선 2기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세계 최대 규모급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지만 선주사의 까다로운 품질 요구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설계 변경이 잦아졌다.
플랜트 분야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제다 사우스 화력발전소와 슈퀘이크 화력발전소 프로젝트가 당초 계획보다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하면서 손실이 늘었다. 이 두 프로젝트의 계약 규모는 각각 30~33억 달러다.
현대중공업은 이같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은 지난 6월부터 직급에 따라 10~30%의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이 급여반납에 나선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조선업 불황이 닥쳤던 2009년 이후 처음이며 창립 이래 두번째다.
회사 안팎에서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위기 타개를 위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처럼 인력조정도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된 만큼 희망퇴직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것 같다. 2012년 희망퇴직 당시 50세 이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대상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라며 “실적 발표가 최근 이뤄진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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