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도 준치거나 썩은 준치’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등장과 비교해 ‘안철수’라는 상표는 훼손됐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성대시장에 도착해 처음 만난 옥수수 파는 할머니가 묻는다. “서울대 교수나 하지 왜.”

이날 안 후보는 노량진역부터 성대시장까지 동작구 일대를 누볐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상태였다. 노량진역에서 금천구청 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만난 한 노인은 안 후보에게 “시장 나온 것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선거 자체를 몰랐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대선 때는 달랐다. 당시 대전에 있는 한 시장을 방문한 안 후보를 보기 위해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경호원 다수가 따라붙었다. 기자들이 동선 취재를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 그때도 관계자는 “예전에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수준이었던 안 후보가 많이 죽었다”고 말하곤 했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시장선거를 양보한 직후를 회상하는 말이었다.

안 후보는 학생들에게 “친구들이냐” 등을 물었다. 젊은 학생들은 웃다가 악수하고 말았다. 이어폰을 꽂고 있다가 안 후보가 악수를 청하고 나서야 인사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경호원으로 보이는 이는 한 명이었다.

안 후보는 정책을 강조했다. 내용을 보고 시장을 뽑아달라는 호소였다. 정치 관련 질문을 해도 좋으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정책 질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안 후보는 정책 질문을 하자 대본도 없이 숫자를 나열했다. 콘텐츠가 있다.

지상철 지하화에 대한 BC 분석(편익비용분석)이 끝났다는 취지였다. 1.3에서 1.6이란 수치가 이미 나왔다고 했다. 1.0만 넘어도 공익성이 담보된다면 행정정책 분야에선 ‘할만한 정책’으로 평가 받는다. 1.6이면 누구라도 탐낼 만한 수치다. 그런데 지하철 내부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이내 정치 질문이 이어졌다. 나오던 답이 나왔다. 금천구청 역에서 이뤄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안 후보는 ‘단일화’ 등 반복되는 정치질문에 반복되는 답을 내놨다. 동행했던 기자 3명 중 2명은 해당 질의응답이 끝나고 철수했다.

정책 문제를 말하고 싶은 안 후보와 ‘안철수의 정치’를 묻고 싶은 사람들 사이 틈이다. 같은 질문이 시민에게서도 나온다. 성대시장에서 안 후보를 본 모자 쓴 할머니는 “김문수랑 둘 다 같이 나오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안 후보는 “세 사람 중에 한 명을 뽑는 선거다”고 답했다.

홍태화 기자/th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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