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신규 법인 ‘큐레보’ 설립 -성장세인 프리미엄 백신 시장 합류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GC녹십자가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하며 본격적인 프리미엄 백신 시장 진출을 알렸다. 그 동안 기초백신에 집중했던 녹십자지만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프리미엄 백신 시장의 매력을 놓칠 수 없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최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하고 차세대 백신 개발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새로 설립된 큐레보는 올 하반기 GC녹십자와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CRV-101’ (GC녹십자 프로젝트명 MG1120)의 미국 현지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간 필수 기초 백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온 GC녹십자가 성인 대상의 고가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C녹십자 측은 다국적제약사를 비롯한 기존 제품이 이미 시장에 나온 만큼 한 세대 진일보한 기술 경쟁력을 가진 차세대 대상포진백신을 개발한다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기존 백신과 유사해 가격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후발 제품으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백신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 8억 달러 규모의 대상포진 백신 세계 시장은 10년 내 지금의 2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MSD가 2006년 출시한 ‘조스타박스’가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해 SK케미칼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스카이조스터’가 출시되며 시장은 독점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GC녹십자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다자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한편 GC녹십자가 백신 신제품을 국내에서 개발하지 않고 현지 법인까지 세워 미국으로 직행하는 길을 택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제약사가 ‘글로벌 제품’을 만들기 위해 미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기준을 적용해 의약품 허가를 내주는 국가일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백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미국에서의 허가를 기반으로 그 밖의 시장을 넓혀가야 한다.
큐레보는 당분간 차세대 대상포진백신 임상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이미 미국 감염병 전문 연구기관인 이드리(IDRI)와는 기술 및 인적 파트너십이 맺어져 있다. 과제 총괄은 세계적인 감염병 분야 석학이자 북미에서 대규모 임상을 이끈 경험이 풍부한 IDRI의 코리 캐스퍼 박사가 맡았다. 큐레보는 별도 법인 형태로 세워져 앞으로 외부와의 협력이나 투자 유치 등도 개별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공 여부는 비즈니스의 전략적 접근 방향에서부터 판가름 난다”며 “이번에 발표한 신규 법인 설립과 개발 과제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