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코스닥協 “대책 절실” “현대차 지배구조개선 긍정평가”
국내 기업의 자발적인 지배구조를 방해하는 행동주의 펀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엘리엇을 비롯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경영권 간섭을 막기 위해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기사 12면 16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회장 정구용)와 코스닥협회(회장 김재철)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공동으로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 촉구를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두 협회는 호소문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 일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간섭과 경영권 위협이 반복되고 있다”며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 간섭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의 공격, 2015년에는 삼성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경영권 간섭이 있었다. 행동주의 펀드가 SK와 KT&G의 지배구조에 개입해 1년 남짓한 기간동안 약 1조500억원대의 차익을 내고 철수한 사실도 지적했다.
최근 엘리엇이 현대자동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반대하고 나선 것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은 “현대자동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정책당국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고, 증권가에서도 변화된 자동차산업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며 “일부 행동주의 펀드는 현대자동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배당확대ㆍ자사주 소각ㆍ사외이사 추가 선임ㆍ집중투표제 도입 등 과거와 유사한 경영권 간섭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기업들이 경영권 간섭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인수합병(M&A) 법제를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등의결권 주식’과 ‘포이즌 필’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이미 보편화된 경영권 방어수단을 국내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특정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이른바 ‘포이즌 필’로 불리는 신주인수선택권은 적대적 M&A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있으면 신주를 발행할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주는 것을 말한다. 주식이 헐값으로 발행돼 기업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어 ‘독약 처방’으로도 불린다.
상법상 대주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점도 제안했다. 현재 국내에선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대주주 의결권 3% 이내 제한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규제로, 폐지돼야 마땅하다”며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적어도 사회통념상 소액주주로 볼 수 없는 주주의 경우 대주주와 동일한 의결권 제한을 받게 해 역차별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헌ㆍ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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