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 안전” 발표에도…소비자 공포는 여전 -살충제 계란 논란에 국민 절반 ‘케모포비아 현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숨쉬는 것, 먹는 것, 입는 것… 어느 하나도 안심할 수가 없어요.”

가습기 살균제, 생리대, 살충제 계란에 이어 이번엔 침대다. 최근 대진침대 일부 모델에서 라돈이 방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믿고 쓸 제품이 없다며 ‘케모포비아’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진침대 매트리스 속커버(뉴웨스턴·2016년 제조)를 조사해 온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0일 일부 제품의 라돈 피폭선량이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했지만,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소비자들의 우려는 말끔히 사라지지 못하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방사선 물질은 침대 매트리스 속커버 안쪽에 도포된 음이온 파우더에서 나왔다. 파우더 원료는 천연 방사성 핵종인 토륨이 높게 함유된 모나자이트로 확인됐다.

매일 오랜 시간 사용하는 침대에서 이같은 화학물질이 검출되자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느낀 소비자들은 또다시 불안감을 호소한다.

직장인 김모(28) 씨는 “침대에서 피폭을 유발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또 한번 철렁했다”며 “자취를 하다보니 전엔 뭐든지 저렴한 것부터 찾았지만 이젠 화장품 하나를 사도 가격보다 성분을 본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28) 씨도 “초미세먼지 막으려 숨 막히는 마스크를 쓰고, 지금 먹고 입고 쓰는 것들 중에는 위험한 게 없을까 의심하는 삶에 지친다”며 “어쩌나 무엇하나 안심할 수 없는 세상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불안은 조사기관에서 유해성분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온 뒤에도 계속됐다. 지난해 유해물질 생리대 논란이 일었을 당시 조사를 담당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판매되는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놨지만, 일각에선 조사 방식이 부적합하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조사 과정에서 서울대 교수가 허위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진만큼 조사 결과조차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이처럼 화학 물질을 향해 두려움을 느끼는 ‘케모포비아’ 현상은 지난 살충제 계란 논란 이후 실시된 인식조사에서 국민 과반수가 해당하는 현상으로 조사됐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3%)이 화학물질로 인한 ‘케모포비아’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화학물질이나 화학제품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하는 기피행동을 보였다는 응답도 54.3%로 나타났다.

한편 라돈이 방출된 대진침대 사용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현재까지 500명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카페 회원 수가 4천 명에 육박해 소송참여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은 병이 확인되지 않은 사용자들과 구체적인 피폭 현상 발현 내지 진단서 발급이 가능한 사용자들을 구분해 진행된다. 목표로 하는 보상 금액은 적게는 500만 원, 많게는 3천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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