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정두나 바이어가 말하는 트렌드 남성 잡화 편집매장 ‘다비드 컬렉션’ 숍인숍 ‘플라트’ 꽃배송 등 서비스 인기 “김동현 UFC선수도 꽃꽂이하는 시대” “처음에 남성매장에 플라워숍을 입점시킨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뜯어 말렸어요. ‘백화점 남성매장에 꽃집은 어울리지 않는다’, ‘매출이 나오겠냐’ 등 이유도 갖가지였죠. 그래도 굽히지 않았어요.”

남성매장과 플라워숍. 이질적인 요소 간 묘한 조화를 찾은 이가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남성잡화 편집매장 ‘다비드 컬렉션’에 숍인숍 형태로 플라워숍 ‘플라트’를 입점시킨 정두나(30ㆍ여) 롯데백화점 남성정장팀 바이어다. 플라트는 생화 뿐 아니라 꽃을 말린 드라이플라워, 약품처리한 프리저브드 플라워 등을 판매하는 전문 플라워숍이다. 꽃 포장, 꽃 정기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플라워숍 ‘플라트’에서 지난 3월 꽃꽂이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흰색 티셔츠를 입은 김동현 UFC 선수가 장미로 장식물을 만들고 있다.   [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플라워숍 ‘플라트’에서 지난 3월 꽃꽂이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흰색 티셔츠를 입은 김동현 UFC 선수가 장미로 장식물을 만들고 있다. [제공=롯데백화점]

정 바이어는 6년 동안 남성정장 바이어로 일했다. 하지만 고루한 서류가방, 각진 남성정장, 밋밋한 정장구두보다는 성별 구분이 모호한 젠더리스(genderless) 상품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해부터 젠더리스 상품을 입고시키며 본격적으로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그가 남성매장에 들여온 캘리그라피 카드, 피젯스피너, 고체향수 등이 매출 상위품목에 이름을 올리자 ‘꽃 전문 매장도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 고객의 소비트렌드와 국내 화훼시장의 변화가 절묘하게 맞물린다고 생각했어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 고객들은 필요한 상품만 구매하는 목적형 구매가 많았어요. 가령 백화점에 가서 꼭 필요한 정장이나 운동복만 구매하는 식이었죠. 하지만 최근 남성 고객들은 단순히 의류가 아닌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품 등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들에 지갑을 열어요.”

정 바이어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혹은 ‘나를 위한 소비’ 추세가 확산되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꽃은 존재 자체 만으로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행복을 주는 상품”이라며 “단순히 경조사용 선물로 꽃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인테리어, 홈가드닝을 위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도 일본 화훼시장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며 “일본의 화훼 소비 비중은 장식용 구매(73%)가 선물용 구매(14%)를 월등히 앞서고 있으며, 화훼 구입경로의 30% 이상이 대형유통시설”이라고 했다.

그는 다비드 컬렉션이 플라워숍을 입점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매장이라고 확신했다. 2015년 롯데백화점 본점에 오픈한 다비드 컬렉션은 월 평균 1억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매장’이다. 매년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홈퍼니싱 관련 상품의 매출도 매년 10% 이상 늘고 있어 플라워숍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장이다. 실제로 플라트는 지난달 30일 오픈 후 나흘간 기존 목표치를 150%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정 바이어는 “지난달 31일 플라트에서 진행한 꽃꽂이 원데이 클래스에는 김동현 UFC 선수를 비롯해 수십명의 남성들이 몰렸다”며 “건장한 남성들이 붉은 장미로 섬세한 장식물을 만들고 있는 관경을 보고 지나가는 손님들이 멈춰서서 구경을 하거나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본점의 플라워숍이 남성패션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한다”며 “머지않아 플라트 매장이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젊은 남성들의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박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