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억5000만파운드 투자…무선청소기 V10 등 핵심모터 생산 - 첨단 자동화 공정…공장내 인원 10명 이하로 관리만 - 작년 첫 1000만대 생산 돌파…올해는 1300만대 목표

[헤럴드경제(싱가포르)=천예선 기자] 싱가포르 도심에서 차로 20분 달리면 항만 인근 최대 물류ㆍ테크놀러지 단지인 웨스트파크가 나온다. 이곳 비즈센트럴빌딩 10층에는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의 핵심모터 공장이 있다.

다이슨의 경영은 영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3각축’으로 이뤄져 있다.

영국 본사에서 아이디어를 구상하면 싱가포르에서 연구개발과 핵심모터를 생산하고, 이웃나라 말레이시아에서 완제품 조립을 거쳐 세계 75개국에 공급한다. 전세계 다이슨 제품이 ‘메이드 인 말레이시아’인 이유다.

첨단자동화…공장내 인원 10명뿐= 싱가포르 모터공장은 다이슨의 세계 공략을 위한 교두보다.

핵심제품인 무선청소기와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의 모터가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다. 연면적 1만㎡규모로 총 2억5000만파운드(3810억원)가 투자됐다.

2012년 가동을 시작해 작년에 모터 생산대수가 1000만대를 넘어섰고, 올해는 1300만대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수는 800명으로 생산인력 보다 연구개발 엔지니어들이 더 많다.

위생가운을 입고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분주하게 돌아가는 로봇팔이 ‘윙윙’ 기계음을 낸다. 상중심(모터가 손잡이에 달린 진공청소기) 무선청소기의 혁명을 일으킨 V8과 V10 ‘디지털 모터’가 탄생하는 현장이다.

모든 공정은 첨단기술이 적용된 300여개 로봇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자동화된 라인은 2.6초마다 1개의 디지털 모터를 생산한다.

헹키 위라완 디자인팀 리더는 “공장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10명도 안된다”며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인적 움직임과 역할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다이슨 V10 디지털모터 생산공정은 로터(회전자)-프레임-와인딩(구리선 감기)-최종조립 4단계로 나뉜다.

가장 복잡한 공정은 로터(회전자)의 균형을 잡는 라인이다. 4개의 로봇팔이 1㎜거리에서 머리카락 굵기인 50㎎의 불균형까지 포착해 조금이라도 균형이 틀어지면 로터를 정확하게 깎아낸다.

구리선을 모터에 감는 과정인 와인딩에서는 0.63㎜ 굵기의 전선을 일정한 장력으로 14초 만에 감아낸다. 첨단기술인 ‘플라이 감기법’이 적용된다.

프레임 조립라인에서는 로터와 단자를 나사가 아닌 로봇이 직경 1㎜의 구멍에 접착제를 분사해 단단히 결합시킨다.

각각의 공정에는 이력제도 도입했다. 빨간색 빔이 각 공정 내 모터의 바코드를 스캔해서 저장하면 문제 발생시 위치를 쉽게 추적할 수 있다. 이는 완제품이 반품될 때에도 모터 전체가 아니라 모터의 부품단에서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다.

전 공정은 친환경으로 진행된다. 각 공정에는 파란색 트레이가 있는데 불량으로 판정나면 이곳에 제조단계별 불량모터가 쌓인다. 이를 수거해 이력을 추적, 개선여부를 결정해 폐기물을 줄인다. 이같은 노력으로 전체 불량률은 0.8%에 불과하다.

모터 개발에만 4850억원 투입= 다이슨은 ‘강력하고 효과적이고 가벼운’ 모터를 지향한다.

창업주 제임스 다임스가 1999년 10명의 엔지니어와 모터 개발에 착수한 이래 모터 개발비만 총 3억2000만파운드(4842억원)가 투입됐다. 이는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작년 영업이익(약 8억파운드)의 40%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탄생한 것이 시장에서 빅히트를 친 무선청소기 V8과 V10, 슈퍼소닉 헤어드라이기 V9 모터다.

특히 V10 모터는 1분간 회전수가 12만5000rpm으로 업계 최고지만 무게는 125g으로 기존(225g)보다 44% 줄였다.

다이슨 모터공장 첫 입구 벽면을 메운 “디자인은 그것이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진정으로 아름답다”는 기술 고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위라완 리더는 “싱가포르 모터공장(SAM)에서는 제조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도 활발하다”며 “모터 개발 연구진만 100여명으로 이들은 기계, 전기, 전자공학,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지털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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