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복귀 검토 TPP협정 준용 검토
미국이 우리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정부는 투명성을 높이면서도 투기 세력에게 빌미를 주지 않을 묘수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를 검토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방식을 TPP협정에 준용하게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상반기 내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데, 미국이 복귀할 경우 가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15년 TPP협정 부속으로 작성된 TPP 회원국의 거시경제정책당국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외환시장의 분기별 개입내역을 적절한 투명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1분기 이내의 시차를 두고 공개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예외조항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외환시장에서 6개월 단위로 자국 통화로 외화 순매수내역을 6개월의 시차를 두고 공개하기로 했고, 베트남은 6개월 단위로 유효순매수내역을 6개월의 시차를 두고 공개하기로 했다.
정부는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베트남과 유사한 형태로 6개월 단위의 순매수 내역만 6개월의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매수·매도 총액이 아닌 순매수액을 공개하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이지만, 공동선언문은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게 고심거리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TPP관련 외환시장 개입 관련 규정이 있었지만, 미국이 탈퇴한 뒤로는 무력화됐는데, 이번에 다시 복귀하면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베트남 등 처음 공개하는 국가들은 6개월 단위로 6개월의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것을 용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순매수 내역이 아닌 매수·매도 총액까지 공개하면 투기세력에 빌미를 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연달아 만나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협의 내용은 발표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결과까지 발표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13일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의 외환시장에서 조처들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은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신속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환율보고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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