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올 듯 말 듯 내리지 않는 장맛비에 제습기 업계가 울상이다. 제습기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생산량을 크게 늘렸는데 마른 장마가 계속되자 적자를 감수하고 재고 처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22일 헤럴드경제가 분석한 이마트의 제습기 판매량은 지난 5월의 경우 장마를 미리 대비하려는 수요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정작 진짜 장마철이 시작된 6월 들어서는 오히려 2.4%가량 줄었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하이마트, 홈플러스 등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습기 업계는 올해 시장이 250만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제품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위닉스가 주로 공급하는 제습기의 주요 부품인 증발기 생산량을 보면 올 1분기 121만대로 지난 해 1분기의 80만대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증발기 생산량(약 100만대)까지 감안하면 올 여름 물량으로 200만대 이상의 제습기가 준비된 셈이다.

하지만 올 제습기 시장 규모는 200만대 이하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선두업체 물량도 채 팔리지 못할 정도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새로 뛰어든 40여개의 후발 중소기업은 제대로 물건을 팔아보지도 못한 채 재고 부담만 떠안아게 됐다.

그나마 대형업체들은 탄탄한 유통망을 활용해 재고 소진에 나서며 손실을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출하가가 50만원대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버터 제습기는 현재 인터넷에서 30만원 초반대까지 가격을 내렸다. 위니아만도는 오는 27일까지 제습기 구매 고객에 10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하는 ‘위니아 제습기 쿨페스티벌’을 실시 중이다. 위닉스 역시 내부적으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는 가을, 겨울에는 효용성이 없어지는 계절성 상품이어서 당장 재고물량을 소진하지 못하면 큰 적자를 볼 수도 있다”며 “그나마 공기청정제습기처럼 4계절 내내 쓸 수 있는 복합기능 제품은 사정이 조금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