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별개로 진행”…일부 “패키지 협상…국민 기만” 한미 통상장관, FTA 개정협상ㆍ철강관세 합의 공식화…오는 5월 1일 철강 면제 발효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합의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에서 한국을 면제하기로 한 사실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양국이 FTA 개정과 철강 관세 협상을 하면서 우리 정부의 외환 개입 억제도 약속받았다고 밝히면서 일종의 패키지딜로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높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스스로 대(對) 미국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기로 약속한 셈이다.

우리 정부는 한미 FTA 개정 및 철강 관세 협상과 외환정책 협의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123RF]
[사진=123RF]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28일 오후 한미 FTA 개정협상의 원칙적 합의와 철강 232조 관세조치의 한국 면제 관련 한미 간 합의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김 본부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선언문에서 “양국은 개정된 대통령 포고문 9705호에 따라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의거해 미국이 수입 철강에 부과하는 관세에 대해 한국을 면제하는 조건에도 합의했다”며 “철강 제품에 대한 합의는 2018년 5월 1일 발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언문은 “개정된 합의는 투자, 관세, 자동차 교역, 무역구제에 관련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면서 “의약품, 통관, 섬유 분야에서는 한미FTA를 원활히 이행하기 위한 추가적인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전날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한미 재무당국이 한미FTA 협상 부속합의로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화의 평가절하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관련 투명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미FTA 협상과 환율 문제가 같이 논의된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져올 만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산업부와 기획재정부는 “동 협의는 이미 사실상 타결이 된 한미FTA 개정협상과 별개로 양국 재무당국, IMF 등과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환율 협의는 한미FTA 타결 전부터 별도로 논의한 문제이며 아직 합의된 내용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미FTA와 철강 관세, 환율 문제를 각각 다른 부처가 협상했다고 하더라도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이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패키지’ 협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당연히 환율 부분도 설명했어야 한다”며 “정부가 마치 의기양양하게 엄청난 것을 얻어온 것처럼 설명했는데 환율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환율 부분은 발표에 없던 내용인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들어가 있어서 한미FTA 협상에서도 문제 될 것으로 우려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다음 달 발표될 미국 환율보고서와 관련, 수출 등에 유리하게 환율을 조작한다는 의심을 없애고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내역을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