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사’ 김백준 전 기획관, 법정서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은 혐의 일부 부인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14일 오전,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법정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A4용지에 적어둔 입장문을 낭독했다. 김 전 기획관은 청와대 근무시절인 2008년과 2010년 김성호ㆍ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각 2억 씩 총 4억 원의 특활비를 뇌물로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수수 방조)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고 남은 여생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면서 살겠다”며 “전후사정이 어찌됐던 우를 범에 국민 여러분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했다. 이어 “사건의 전모가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게 정직하게 남은 수사 일정과 재판 일정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기획관 측은 이날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지만 정확한 의견은 추후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금품수수를 부인했던 김 전 기획관은 검찰에서 ‘특활비를 전달했다’는 국정원 전 기조실장과 예산관의 진술을 확보하자 비로소 “이 전 대통령 지시로 특활비를 받았다”며 입장을 뒤집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에는 이 전 대통령의 또다른 참모였던 김진모(52) 전 민정2비서관이 첫 재판에 나와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2011년 4월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을 입막음하는데 쓰기 위해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5000만 원을 받은 혐의(업무상횡령ㆍ뇌물수수)를 받는다. 김 전 비서관 측은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5000만 원을 넘겨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장 전 주무관에 대한 입막음 용도로 국정원에 자금을 요청한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장이 “어떤 명목으로 국정원 예산을 요청했느냐”고 여러차례 묻자, 변호인은 “자세하게 의견서를 제출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전 비서관은 김 전 기획관과는 달리 수인번호 1755번이 적힌 연푸른색 수의를 입고 재판을 지켜봤다. 검사장 출신인 그는 재판 내내 검사석을 한차례도 쳐다보지 않았고, 위축된 듯 작은 목소리로 재판장의 질문에 대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