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근로자측 어수봉 위원장 사퇴 압박 등 파행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놓고 ‘속도조절론’이 확산되면서 최저임금 1만원 달성시점이 늦어지는지, 몇년 뒤로 늦춰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시급 753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이 시행 한 달을 넘기면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있다. 그간 영세자영자와 중소기업, 야권에서 제기됐으나 이제는 여권내에서조차 갈수록 세를 얻어가는 모양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최근 “경제와 시장 상황에 비춰서 최저임금 1만원 도입시기에 대해 탄력적·신축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싱크탱크인 정책기획위원회도 “목표달성이 아니라 실질효과를 위해 정책적 유연성으로 조정하는 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목표 연도에 맞추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3대 축인 당ㆍ정ㆍ청에서 일제히 속도조절론이 제기되고 있는 셈인데, 이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대통령의 공약 변경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1만원은 지난 대선때 5명의 후보가 공약할 정도로 사회적공감대를 얻었다”며 “3명은 2020년까지 올리고 2명은 2022년까지 올리겠다 했는데, 그런 만큼의 속도조절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초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은 3년간 총 54.5%나 대폭 인상시켜야 달성가능한 만큼 쉽지않을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때문에 정기상여금 등 산입범위 조정과 지역별 업종별 차등적용 등 최저임금 제도개편과 동시에 가야 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최저임금제도개편 TF 보고서에서 지적됐듯이 지역별 업종별 차등적용은 쉽지 않다. 지역별 차등화는 인도네시아나 중국처럼 물가·소득에서 지역격차가 큰 나라에 효과적인데 나라가 좁고, 지역차별 정서에 민감한 한국에선 쉽지 않다. 업종별 차등화 역시 업종별 임금이 체계적으로 정립돼 있지 않고, 이를 결정하는 제도적·정책적 틀도 없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높지않는 상황이다.

결국 산입범위 조정인데 지난달 31일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가 근로자위원측의 어수봉 위원장 즉각사퇴 요구로 파행하는 등 벌써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여부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관건인데 오는 4월 말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을 주도한 공익위원 9명중 8명 임기만료로 교체된다. 따라서 내년 최저임금 심의에 ‘캐스팅 보트’를 쥘 새로운 공익위원진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률의 향배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임기 3년의 최저임금위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위촉하며, 노동계·경영계·공익 각 9명씩 모두 2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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