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북핵 외교장관회의서 접촉 -日에 추가적 조치 촉구할 듯 -정부, 日출연금 10억엔으로 교육시설ㆍ추모비 건립 제안할 수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2015년 한ㆍ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에 대한 정부입장 발표 후 정부는 일본의 추가적 감성조치 등 후속조치를 추진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 소식통은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는 16일 열리는 캐나다 북핵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과 한ㆍ일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해 위안부 합의에 관한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한ㆍ일 양측 모두 오고가는 얘기는 없다”면서도 “캐나다 외교장관 회의 계기 양국 장관이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고, 별도 양자 회담을 추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을 만나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그리고 상처 치유를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듯한 행위를 중단하고 재차 사죄를 표명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 장관은 지난 9일 정부 입장을 발표하면서 “일측이 스스로 국제보편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ㆍ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예산 10억엔의 행방에 대한 배경설명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신문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은 이날 한국 정부가 일본이 출연한 예산 10억 엔으로 위안부 관련 역사기념관과 추모비 건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피해자와 일본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 기념시설이나 교육사업 등도 지속 거론돼왔던 방안 중 하나지만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 발표 직후 고노 외무상은 일본 기자들에게 “(10억 엔과 관련) 발표된 것 이외의 설명이 없었다. 진의에 대해 제대로 듣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추가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신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이 출연한 돈으로 치료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할머니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치유 조치를 우리 정부 돈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출연금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일본과 할머니들, 시민단체와 협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일본이 위안부 합의의 핵심인 ‘피해자의 상처 치유 및 존엄회복’에 대한 의무가 남아있다는 걸 인정하느냐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는 우리 정부의 요구에 내달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개회식에 참석을 보류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합의에서 1㎜도 움직일 생각이 없다”며 “한국의 추가조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소식통은 “일본 정부의 관심은 10억 엔 자체에 있지 않다”면서 “10억 엔을 매개로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합의 상 의무를 다 이행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합의의 파기ㆍ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추가적 조치를 취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조진구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일본은 골포스트 이동론으로 한국을 비판하지만 아베 총리의 ‘털끝만큼’이나 ‘1㎜’ 발언도 합의정신에 반하는 것이고 골포스트 이동에 해당한다”며 “합의는 가해자의 사죄와 이를 받아들이는 피해자의 관용이 하나가 돼야 비로소 가능한 일. 각자의 책임을 자각하고 해야 할 일을 했는지 성찰하고 상대를 비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아베 내각이 추가적 감성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오쿠조노 히데키(奥薗秀樹) 시즈오카 현립대학교 조교수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주장을 전면 부정하는 데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위안부 문제는 여성 인권문제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국제사회가 비난의 화살을 일본으로 돌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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