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들 “최저임금 인상으로 죽을맛” 하소연 -셀프주유소 문의 급증 등 알바시장 급변예고 -정부 “최저임금따라 외식비 오르면 엄정대응”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내년에 최저임금도 오르고 이제 부가세 신고해야하는데 너무 짜증이 나네요. 건물주가 부가세도 안떼주고…. 이건 뭐 다 떼고 나면 남는 것도 없고. 가장 큰 매입액인 월세를 부가세 신고해야하는데 못하니까 세금은 더내게 되고…. 최저임금 때문에 직원 월급은 올려줘야하고…. 건물주만 돈버는 세상입니다.”
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동네 호프집을 운영한다는 A 씨가 지난달 남긴 글이다. 새해가 밝았지만 이처럼 희망에 기댈 수 없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불황의 그늘에 있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인상됐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명이다.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6만240원, 월급으로는 주 40시간 기준(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157만3770원이다. 인상폭은 전년 대비 1060원(16.4%) 상승으로 역대 최고치다. 포털사이트에는 ‘최저임금’ 키워드만 검색해 봐도 다수의 커뮤니티와 블로그에서 ‘이러다 죽겠다’는 앓는 소리가 줄을 잇는다.
올해 인상된 최저임금이 본격 적용되면서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이를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 근무시간을 조정하거나 사업 환경에 변화를 꾀하는 모습 등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실제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셀프주유소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 협회 관계자는 “셀프 같은 경우는 지난해 2100개 정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최근 문의가 많이 늘어서 올해는 3000개에 육박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구직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도 최저임금 상승으로 구직난이나 해고 등을 걱정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구직자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 인상이 발표된 후 실제로 해고나 근무시간 단축을 통보받았다고 응답했다.
구인ㆍ구직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 알바천국은 지난달 21∼29일 전국의 회원 14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우려되는 상황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2%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르바이트 구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33.3%로 가장 많았다. 갑작스러운 해고나 근무시간 단축 통보(20.2%), 근무 강도 심화(16.9%), 임금 상승으로 가계 사정 악화(9.9%), 고용주와 아르바이트생의 갈등 심화(8.7%), 임금체불 빈도 증가(7.9%) 등의 대답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지난 7월 최저임금 인상이 발표된 후 고용주로부터 아르바이트 근무시간 단축 통보를 받았다고 응답한 경우는 16.9%였다.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응답한 경우도 9%였다. 사업장 내에 아르바이트를 대신할 무인기계가 도입되는 바람에 해고됐다고 응답한 경우도 6.5%였다.
정부에선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외식물가 단속에 나섰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5일 “최저임금에 민감한 외식 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체감물가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소비자단체와 함께 편승인상 방지를 위한 가격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고 차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담합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도 엄정대응할 계획”이라며 “영세사업주들에게 모두 빠짐없이 신청해 근로현장에서 최저임금이 안착하고 고용안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