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개 달하던 순환출자고리 3년여 만에 ‘0’ -투명성 개선했지만…호텔롯데 상장은 과제 -롯데 “면세점 영업 정상화되는대로 재추진”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롯데지주가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 합병해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한다. 한때 75만여 개에 달하던 순환ㆍ상호출자 고리가 3년 만에 완전히 정리되는 셈이다. 이로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뉴롯데’ 실현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하지만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상장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일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롯데지주,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및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 투자사업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롯데지주는 이번 지배구조 개선으로 지주회사 체제의 안정화를 꾀하고,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월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분할 합병이 승인되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계열사는 기존 42개에서 총 51개(자회사 24개+손자회사 27개)로 늘어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한때 75만개에 달했던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구조가 3년여 만에 완전히 해소됐지만 호텔롯데 상장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잠실 롯데월드타워. 한때 75만개에 달했던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구조가 3년여 만에 완전히 해소됐지만 호텔롯데 상장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롯데그룹의 남은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과 금융계열사 정리 등이다. 특히 한ㆍ일 롯데그룹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던 호텔롯데 상장은 지난해 검찰 수사와 사드 사태로 무산됐다.

그동안 롯데는 ‘일본롯데-호텔롯데-한국롯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탓에 ‘일본기업 논란’을 겪어야 했다. 지분 구조상 한국 롯데의 정점에 호텔롯데가 있고, 이를 지배하는 게 호텔롯데의 대주주(19.07%) 일본 롯데홀딩스로 대표되는 일본 롯데다.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L투자회사 등 일본 소재 계열사들은 호텔롯데 지분의 99%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가 국내에서 거둔 배당금이 일본으로 빠져나가 ‘국부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호텔롯데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 법인들에 지급한 배당금은 약 1200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의 7.5%에 해당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주주들에 지급한 배당금은 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극히 일부”라며 “일본 국세청이 일본 롯데가 호텔롯데에 투자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 등을 문제 삼은 2005년부터 배당을 시작한 만큼 국부유출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호텔 롯데를 상장하면 한국 지주가 30~40% 이상의 지분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본기업이라는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롯데의 지분율을 50%까지 낮춰 이미지 쇄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의지는 강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이 면세점에서 나오는데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이어 “면세점 운영이 정상화되면 호텔롯데 상장도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