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정부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폐지도 검토와 함께 은행권 가상계좌 신규발급이 28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세계 거래량의 20~25%를 차지하는 국내 거래량의 하락 영향으로 이날 국제 가상화폐 시세도 덩달아 떨어졌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차관회의에 이어 ‘가상통화 관련 금융권 점검회의’를 개최, 은행 부행장들과 준법감시인들에게 은행이 가상계좌 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하는 것은 자성해야 하며 금융권에서 가상통화와 관련된 광풍과는 거리를 둘 것을 당부했다.
그동안 무분별하게 가상계좌를 발급하면서 투기거래를 조장하고 금융거래 투명성을 해치는 측면이 있다며 응행권을 질타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오늘 정부합동으로 마련한 가상통화 특별대책은 가상통화 취급업자에 대한 기존의 가상계좌 서비스를 중단하고, 실명확인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가상통화 거래자와 취급업자에 대한 은행의 계좌 통제를 강화하고 향후 가상통화 거래 과세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고 밝혔다.
이날 대책의 주요골자는 가상화폐 거래 시 실명확인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은행권은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실명확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난 9월 발표한 가상통화 관련 본인확인 의무는 실명과 계좌번호만 일치하면 거래토록 했지만 이날 긴급대책 발표를 통해 정부는 앞으로 가상통화 거래 시 주민번호 등과 비교해 실명확인을 거친 경우에만 거래하도록 했다. 과세 가능성과 불법 의심거래 모니터링 강화를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신규 회원에 대한 가상계좌 발급이 불가능해지고 기존 가상계좌 거래소의 신규 회원에 대한 가상계좌 제공도 중단된다.
금융위는 또 내달 중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업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실명확인시스템이 완성되면 필요시 ‘1인당 거래한도’를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가상통화 거래소들은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초 빗썸, 코인원 등 주요 가상통화거래소 16곳은 자율규제안을 발표하며 다음 달 강화된 가상계좌 도입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당장 연말까지 이틀 간 신규 규제에 충족할 수 있도록 주민등록번호 대조, 타행 간 입출금 제한 등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
신규 가입자 모집에서도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은행들에 가상계좌 신규발급을 즉시 중지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신한은행 등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신규 회원은 거래소 가입은 가능하더라도 실거래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정부 대책이 가상통화에 대한 투기바람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거래소만 폐지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걷혀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정부 눈치보기를 하며 가상통화 거래소들과 협업하는 데 난색을 표했던 은행들과 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밝힌 거래소 폐지 검토안도 어디까지나 ‘검토해 보겠다’는 취지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입법안이 마련되더라도 거래 원천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국회 통과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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