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한파 속 길에 쓰러진 노인을 구한 중학생들의 선행이 화제인 가운데 어른들을 뜨끔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11일 등교 중이던 전농중학교 1학년 엄창민, 신세현 군과 2학년 정호균 군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시장 근처에서 쓰러진 노인을 발견했다. 이들은 패딩 점퍼를 벗어 노인에게 입힌 뒤 집까지 업어 귀가를 도왔다.

이들의 선행은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구 을)에 의해 알려지게 됐다.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엄 군과 정 군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엄 군은 “어떤 할아버지가 땅바닥에 누워계셔서 불안해서 코에다 손을 갖다댔더니 숨을 안 쉬더라. 날씨가 너무 추워 계속 누워계시면 동상 걸릴까봐 어깨랑 가슴 쪽을 쳐보니 숨을 쉬셨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 엄 군은 노인을 품에 안았고, 신 군은 자신의 패딩을 벗어 노인의 몸을 덮었다. 학생들은 학교에 지각을 했지만 노인을 업어 안전하게 귀가시킨 뒤 등교했다.

2학년인 정 군은 이날 기말고사를 보는 날이었음에도 끝까지 노인을 도왔다. 시험에 늦어서 어떻게 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정 군은 “80점 맞았다”며 “괜찮게 봤다”고 담담히 답했다.

이어 “어른들이 많이 지나다닐 시간이었는데 어른들은 아무것도 안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학생들은 “그냥 쳐다만 보고 지나갔다”고 답했다. 이들은 쳐다만 보고 지나가는 어른들을 보면서 “왜 안도와주나.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쓰러진 노인을 본 한 성인 여성이 119에 신고했지만 학생들이 노인을 직접 구하기까지 다른 어른들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

진행자는 “갑자기 뒤통수를 한 대 딱 맞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노숙인이든 술취해 앉아계시는 분들을 보면 무심코 지나갔던 적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아이들 눈에는 ‘저 사람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같은데 왜 어른들은 그냥 지나가지’라는 생각을 한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한편 선행을 실천한 해당 학생들은 국회의원상(선행상)을 받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