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광양축산농협(조합장 이성기)이 농협마트(슈퍼) 부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특정인과 모의해 부지를 사들였다는 속칭 ‘땅작업’ 의혹에 휘말리고 있다.
순천광양축협 측은 조합이사회 승인을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이사진들은 우회적인 ‘땅작업’에 대한 소명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어 향후 내분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순천광양축산업협동조합과 광주지법 순천지원 등에 따르면 건설인테리어업을 하는 A(60)씨는 올해 3월 순천시 용당동의 사우나(목욕탕) 건물과 토지 약 2900㎡(880평)를 B씨로부터 31억5000만원에 매입키로 계약하고 매입가의 9.5%인 3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8억5000만원(중도금 포함)은 7월31일까지 완납키로 했다.
그러나 매도인 B씨는 동네목욕탕을 인수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A씨가 목욕탕 운영에는 관심이 없고 순광축협에 재매각한다는 소문을 듣고 B씨는 A씨로부터 받기로 한 잔금(28억5000만원)수령을 거부한 채 평소 알고지내는 지인에 목욕탕을 매각했다고 한다. 외견상으로는 ‘부동산이중매매’다.
이에 최초 매입자 A씨는 잔금납부일인 7월말이 도래하기 전에 목욕탕 건물을 제3자에 매매하고 잔금수령도 거부했다며 지난 8월 순천지방법원에 변제공탁금(28억5000만원)을 내고 부동산명도(양도)를 요구하는 소송을 낸 상태다.
문제는, 소송을 제기한 A씨가 법원에 공탁한 28억5000만원의 자금출처가 순광축협이라는 점이다. 축협 측은 아무런 담보능력이 없는 A씨에 공탁금을 대출해 줘 대리인을 앞세운 명의신탁 의혹을 사고 있다.
또한 순광축협 측은 A씨가 2016년 목욕탕 인근 맹지 5700㎡(약 1700평)를 평당 70만원대에 사들일 때도 총 12억4000만원을 대출해 줘 사전모의 의심을 받는다.
A씨가 12억여원에 사들인 맹지였던 이 땅은 축협이 올해 30억여원에 되사들여 A씨는 은행대출 만으로 ‘땅장사’를 통해 단순 계산해도 1년만에 3배가량 뛴 18억원의 매매차익을 거둬 이 돈의 용처에도 관심을 두는 호사가들도 많다.
목욕탕 건물과 A씨의 맹지는 맞닿아있어 부지를 합할 경우 상업건물로 활용이 가능하다. A씨가 대담하게 농협돈으로 땅을 사들인데는 순광축협과의 사전 논의가 있었을거라는 의혹이 불거진다.
2006년 합병된 순천광양축협은 축산농가의 판로확보를 명분으로 수년 전부터 컨설팅회사에 의뢰해 하나로마트부지를 물색해 왔다. 이 때문에 순광축협 측에서 마트부지 확보를 위해 특정인을 앞세워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말과 함께 ‘3선 조합장’을 준비하는 순광축협 측의 치적용이라는 뒷말도 제기된다.
순광축협의 한 조합원은 “조합원을 위한 공적조직인 농협에서 마트사업을 하려면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서 정당하게 토지를 매입해야지, 편법을 써서 매입해서야 되겠느냐”며 “아무런 돈도없는 사람한테 수십억원을 대출해주는 특혜를 줬는데, 만약에 그 사람(A씨)이 ‘내 땅이다’며 우리(축협)한테 땅을 안판다고 하면 어떡하냐”며 비판했다.
지역사회에서 순광축협 부동산 매입건이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농협 전남지역본부에서는 감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시빗거리다.
농협전남본부 관계자는 “자기자본 이내이고 50억원 이상의 업무용 부동산 취득시 지역본부 심의대상으로, 승인을 해줬던 사안”이라고 매입과정에 문제가 없었던 사안으로 인식했다.
용당동에 사는 한 주민은 “목욕탕 사장이 이동네 토박이로 17년동안 목욕업을 영위했고 매각조건도 목욕탕을 계속 운영한다는 조건에 A씨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안다”며 “서민들은 대출한푼 받으려해도 담보없이는 불가능한데 수십억원을 어떻게 그리 내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이 제기되자 순광축협 관계자는 “A씨가 용당동에 상가를 지어 분양할까 했는데 우리가 마침 마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와 얘기했을 뿐 명의신탁 대리인이 아니다”며 “A씨에 대한 (부동산)매입자금 원천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라서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현행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약칭 부동산실명제법)’에는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일 경우 계약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