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1200디나르.’ 리비아의 한 인간 경매 시장에서 낙찰된 ‘두 성인 남성’의 가격이다. 1200디나르는 약 800달러, 한화로 90만 원 정도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에서 10여 명의 사람들이 6~7분 만에 사고 팔렸다. 이 도시 외곽에서는 매달 1~2회의 인간 경매가 벌어지고 있었다.

군복을 입은 경매인이 “땅 파는 인간 필요한 사람 있습니까? 여기 아주 크고 힘센 사람이 있습니다”라고 외치자 여기저기서 값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경매에 나온 ‘인간’은 곧 새 주인에게 넘겨졌다.

[사진=CNN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CNN 유튜브 영상 캡처]

경매에 팔려 나오는 ‘인간들’은 유럽으로 넘어가려는 아프리카 난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수 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유럽으로 넘어가기 위해 리비아 국경을 넘는다.

그러나 리비아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유럽으로 가는 난민선이 줄어드는 추세다. 유럽으로 데려다 주겠다는 밀수꾼에게 돈과 몸을 맡긴 난민들은 유럽으로도, 고향으로도 가지 못한 채 리비아에서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

리비아 당국이 운영하는 트리폴리 난민 수용소에서도 노예로 팔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 빅토리(21)는 모아둔 자금 310만 원가량이 바닥난 뒤 노동자로 팔려나갔다. 빅토리는 수 차례 노예로 거래됐지만 밀수꾼들은 빅토리의 몸값을 빚 갚는 데 쓴다며 그에게 한 푼도 주지 않았다. 그는 밀수꾼들에게 폭행과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며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에게서 맞은 자국이나 신체가 훼손된 흔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난민 수용소 감독관 아네스 알라자비는 “밀수꾼들에게 학대당했다는 이야기를 무척 많이 들었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리비아 당국은 인간시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리비아 불법이민단속청의 나세르 하잠 중위는 노예 경매를 목격한 적은 없지만, 갱단과 같은 조직이 밀수에 연루돼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들은 난민선에 사람을 100명 씩 채워 넣는다”면서 “돈만 받으면 난민들이 유럽에 닿든 바다에 빠져 죽든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