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환자 43%가 20~30대 ‘급증’ 취업난·직장 스트레스가 주요인 속으로만 끙끙…치료시기 놓쳐

취업준비생 박모(30) 씨는 최근 취업 문제보다도 더 큰 고민이 생겼다. 요즘 들어 정수리 부근 머리카락이 얇아지는가 싶더니 이내 휑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지만, 세달 뒤 박 씨의 정수리는 누가 보더라도 이상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희게 변했다.

취업도 쉽지않아 속 타는 상황에 탈모 현상까지 찾아오자 박 씨는 가족과도 대화가 줄어들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대인관계까지 어려워진 것 같다고 느낀 박 씨는 뒤늦게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만 했다. 박 씨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지만, 그게 안되니 약이라도 먹고 있다”며 “탈모가 더 심해져 취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더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젊은 청년들의 탈모 현상이 또 하나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젊은 층의 탈모는 대부분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정작 취업과 탈모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청년들은 수치심 때문에 병원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않는 경우가 많다.

막상 직장을 가졌다 하더라도 탈모의 위험에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첫 직장을 갖게 된 사회 초년생 김모(31) 씨도 요즘 탈모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회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상사와의 갈등도 점차 깊어졌다.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자 김 씨의 머리도 곧장 반응을 보였다. 머리에 동전만한 구멍이 두세 군데씩 생기자 김 씨는 결국 탈모를 가려준다는 ‘흑채’도 구입했다.

몇 개월째 다니는 병원에서는 김 씨에게 “술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탈모가 있다는 소문이 퍼질까 김 씨는 회사에 얘기도 못하고 술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김 씨는 “신입사원이 어떻게 회식자리에 빠질 수 있겠느냐”며 “부끄러워 회사에 말도 못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술을 자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0만2000명 수준이던 탈모증 환자는 2013년 20만5000명, 2014년 20만6000명, 2015년 20만8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1만1000명까지 늘어나 지난 5년 사이에 5%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20대가 전체 탈모증 환자 중 19.4%인 20만명, 30대가 24.6%인 25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10대 환자도 전체의 10.5%인 10만명에 달한다. 특히 20대 탈모 인구는 매년 증가폭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젊은층 탈모는 스트레스성 탈모가 상당수로 알려졌다. 유전성 탈모와 달리 치료가 쉽지만, 스트레스 자체를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할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젊은 나이에 탈모가 왔다는 사실을 알리기 꺼려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시중에 잘못 알려진 탈모 치료법을 사용하다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탈모 관련 제품도 의약품과 의약외품, 일반제품이 엄격하게 나눠져 있지만, 일부 과장광고를 믿고 잘못된 대처를 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실제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는 제품은 의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유오상·정세희 기자/os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