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심근경색 흔적없지만 가능성 완전 배제못해” -발견된 블랙박스에도 음성녹음 없어 원인 규명 난항 -“사고현장 정밀분석하고 차량 이상 유무 확인할 계획”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추돌 후 아파트 입구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로 숨진 영화배우 김주혁(45) 씨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부검에서도 명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지 않으면서 김 씨의 사고 원인 규명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1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김 씨의 부검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국과수는 부검 결과 김 씨의 몸에서 미량의 항히스타민제가 검출됐지만, 알콜이나 다른 약물의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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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주요 사인으로 지목됐던 심근경색에 대해서는 “심장동맥 손상이나 혈관이상, 염증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심근경색이나 심장전도계의 이상은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행된 사고로 큰 손상이 발생하지 않은 점과 사고 후 가슴을 기댄 채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는 피해자의 진술 등을 종합했을 때 김 씨가 자구력을 소실했을 정황이 있다”며 “머리 손상 전 심장 또는 뇌 기능 실조가 선행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22분께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앞서 달리던 승용차를 추돌한 후 인도로 돌진해 인근 아파트 벽면을 들이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 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2m 높이 계단 아래로 구르며 전복했다. 이후 40여분에 걸친 구조작업이 이어졌지만, 결국 이날 오후 6시30분께 숨졌다.

경찰이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 씨 차량의 블랙박스도 지난 2일 국과수로 차량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해당 블랙박스에는 차량 전면 영상만 찍혀있을 뿐, 내부 영상이나 음성이 저장돼 있지 않아 사고 원인 규명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블랙박스 내부에 음성녹음이 있는지에 대해 정밀 분석을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사고 직후인 지난달 31일 국과수로부터 부검의의 1차 구두소견을 받아 “심근경색이 아닌 머리뼈 골절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갑작스런 추돌 이후 인도로 돌진한 정황에 대해서는 “심장 이상이나 약물에 의한 사고 여부는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온 이후에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밀 결과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김 씨의 사고원인 규명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15일 도로교통공단과 합동으로 사고 장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차량의 속도와 타이어 흔적 등에 대한 분석과 함께 국과수와 차량 이상 여부 확인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