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수주·발주 증가뚜렷 신조선가 상승도 긍정 요인
기록적인 수주절벽 등으로 10년 가까운 극심한 침체기를 지나던 조선업이 부활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마침내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회복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월말 기준 빅3 조선3사의 올해 평균 누적 수주액은 이미 한 해 목표치의 90%를 넘어섰다. 내년 전망은 더욱 밝다. 유가 상승과 발주ㆍ수주 증가, 신조선가 상승 등은 내년 조선업을 긍정적으로 전망케 하는 주요소로 꼽힌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계획했던 수주목표액은 192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한다.10월말 현재까지 각 회사들이 달성한 누적 수주액은 올해 목표치의 평균 90%를 넘어섰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치를 낮춰잡은 영향도 있지만, 올들어 국내 조선사들이 초대형광탄산(VLOC), 메가컨테이너선, 초대형유조선(VLCC) 등을 대거 수주한 데 따른 요인이 더욱 컸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수주 목표치를 100억달러로 높였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선박 목표 수주금액은 75억달러였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10월말 기준으로 총 110척, 67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하며 목표 대비 90%를 달성했다. 조선사의 내년 수주 목표치는 연초에 확정발표되는 것이 통례지만, 회사는 이례적으로 내년 수주목표를 올해 연말에 발표했다. 그만큼 내년 업황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2기를 수주하는 등 이미 일찌감치 수주 목표치를 달성했고, 대우조선 역시 9200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는 등 최근까지 25억7000만달러의 수주 잔고를 채워넣었다. 신규 수주가 줄을 이으면서 지난달에는 수년째 지속감소하던 수주잔고가 상승하기도 했다.
유가 상승도 반갑다. 11월들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57달러, 브렌트유는 64달러, 두바이유는 6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 유가가 5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3개월 가량 유지되고 있다. 조선업계엔 ‘50달러 유리천장론’이 있다.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유가가 50달러선을 넘어서면 생산을 재개해 유가는 앞으로도 50달러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유가가 50달러선을 안정적으로 넘어서면서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내년 대대적인 발주가 예정된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상선은 정부의 금융지원인 ‘선박펀드’를 활용해 내년초께 2만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예정이다. 선박 크기와 발주 시기, 수주처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선업계에선 초대형컨테이너선의 경우 국내 조선3사가 수주할 개연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박 가격 하락세가 멈춘 것도 조선업황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10월 신조선가 지수는 125포인트로, 올해 1월 121포인트를 저점으로 4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1988년 1월 선박의 건조 비용을 100으로 보고 선박 가격을 종합한 수치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8년 신조선가 지수가 134포인트로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올해는 확실히 수주와 발주 상황이 개선됐다”면서도 “남은 관건은 역시 유가다.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나야 한국 조선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