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만 직접조사 권한 민간금융사 조사권한 미약 불건전영업금지 규정 변수 '대가성' 입증되면 제재가능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정부가 ‘채용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금융당국도 관련 금융 공공기관에 대한 조사 및 점검에 일제히 착수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일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채용 비리를 적발할 수 있는 법적 권한 및 인력이 미비돼 한계로 지적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미 지난달 하순부터 점검에 들어갔다. 금융위가 소관 공기관 및 유관기관을, 금감원이 감독대상인 금융회사를 나눠 맡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는 감사담당관을 반장으로 하는 특별점검반을 구성해 지난달 23일부터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산하 준정부기관 및 기타공공기관 등 7곳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달말까지 결과를 기획재정부에 보고할 방침이다. 이후 대상을 한국거래소와 증권금융, IBK신용정보,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각 업권별 협회 등으로 확대해 연말까지 조사를 진행한다. 금감원의 채용비리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별도 조사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문제는 금융회사다. 금감원은 지난달 19일 14곳의 시중은행 감사책임자들을 불러 이달말까지 채용 관련 내부 감찰과 채용 프로세스 개선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1차적으로 각 기관별 내부 감찰 결과를 보고 받고 비리 의혹이나 혐의가 있으면 현장 조사 후 검ㆍ경에 수사를 의뢰해 자료를 넘겨주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기존 은행 검사 담당부서에서 업무를 진행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 고발이나 외부 제보가 없이는 비리를 적발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게다가 채용비리는 금융 관련법이 아닌 형법 상 문제이기 때문에 수사권이 없는 당국의 조사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은행법과 은행업감독규정에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불건전행위를 처벌할 근거가 존재한다. 하지만 ‘채용비리’와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약하다.
우리은행처럼 거액의 여신유치를 대가로 채용 청탁을 들어줬다면 ‘불건전 영업행위’는 금융감독 대상이지만, ‘채용청탁’은 형법에 관한 것으로 수사권이 필요하다.
금융당국 또다른 관계자는 “한해 금융기관 한 곳당 공채 응시생의 입사지원서만 해도 수천 수만장”이라며 “내부 고발이나 제보가 없이는 비리를 적발하기 어려울 뿐더러 설령 혐의나 의혹이 있어도 현장조사에서 관계자들의 진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 채용 관련 문서의 사진을 찍어 검찰이나 경찰에 넘기는 정도의 일밖에는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도 1일 ‘금융권 채용문화 개선회의’에서 “개별 금융회사의 인사는 경영진의 고유 판단영역인 만큼, 인사채용 프로세스의 합리성·투명성 등 절차ㆍ시스템 측면에 중점을 두고 접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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