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전기차배터리도 급성장 3위 LG도 화학·전자 쾌속 질주 사드 직격탄 현대차 4위로 하락

‘삼성-현대차-SK-LG’로 이어지던 재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부동의 1위 삼성의 입지는 견고하지만 2~4위권은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반도체, 정유화학 호황이 몰고온 변화다. 호황 업종의 변경에 그룹 성장을 견인하는 그룹 ‘대표 얼굴’의 교체도 본격화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그룹에 따르면 그룹별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 순위가 삼성, SK, LG, 현대차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말까지만 해도 2위이던 현대차그룹이 4위로 밀렸고, 3ㆍ4위던 SK와 LG가 한 계단씩 올랐다.

중국발 사드(THAAD)와 통상임금 여파 등 국내외 악재로 현대차그룹이 직격탄을 맞은 반면 SK와 LG는 주력분야인 반도체, 정유화학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며 시총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작년말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SK는 지난 6월 시가총액으로 현대차를 앞질렀고, 10월 27일 종가 기준으로는 SK그룹의 시가총액이 128조716억원으로 현대차그룹(103조6372억원)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SK가 시총에서 올들어 약 38조원을 불린 것에 비해 현대차는 증가액이 1888억원에 그쳤다.

SK의 약진에는 단연 SK하이닉스가 자리한다. SK하이닉스 시총은 56조원 가량으로 전체 그룹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올해 3분기 매출액 8조1000억원, 영업이익 3조7400억원으로 매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주가로 반영되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차원에서 반도체산업 육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국내 대표 정유화학회사에서 반도체회사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도 대표분야였던 정유부문에 더해 전기차배터리 등 화학 분야를 차기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며 그룹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들어 주가가 40%가량 급등했다. 2일 발표를 앞둔 3분기 실적 또한 미국 허리케인 피해에 따른 반사수혜(정제마진 상승)로 영업이익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의 가파른 상승도 눈길을 끈다. LG가 최근 역대급 시총을 경신하고 있는 배경에는 LG화학과 LG전자의 영향이 크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897억원으로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고, LG전자는 3분기에 영업이익 5161억원으로 82.8%나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배터리 등 미래성장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LG화학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와 한화 등도 그룹 내 입지에서 ‘대표얼굴’ 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 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놓고 박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이다. 오랫동안 ‘유통 왕국’ 롯데를 이끌었던 롯데쇼핑의 2016년 영업이익 9403억원을 가볍게 제쳤다.

한화도 지난 2015년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의 합류로 화학부문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인수 2년 만에 한화 석유화학부문의 매출액은 8조원(2014년)에서 2016년 19조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한화토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3.9%나 상승한 1조4667억원으로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세진 기자/jin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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