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국내 최대 중금속 오염지역인 장항항 일대는 과거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소였던 장항제련소가 자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조선총독부가 건립한 조선제련주식회사가 들어선 이후 용광로가 폐쇄된 1989년까지 제련소 운영과정에서 배출된 비소, 구리, 카드뮴 등 중금속으로 쏟아내며 이 일대를 오염시켜왔다.
이후 2009년 정부가 ‘구(舊) 장항제련소 주변지역 토양오염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하면서 이 일대의 토지 정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오염물질 배출의 주범이었던 장항제련소 굴뚝을 중심으로 4km가 오염지역으로 지정됐고, 축구장 157개 넓이의 112만3673㎡의 정화사업이 시작됐다. 사업수행 기관으로 지정된 한국환경공단은 1.5km 이내는 국가에서 오염 부지를 매입한 후 정화하는 ‘매입 구역’으로, 1.5~4km까지는 매입하지 않고 정화하는 ‘비매입 구역’으로 나눠 2015년 4월부터 본격적인 정화사업에 착수했다.
우선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또 경작활동을 하고 있는 비매입 구역에 대해선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총 37개월에 걸쳐 총 20만6172㎥의 오염토양 정화를 완료했다.
반면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1.5km의 매입 구역은 오염된 토양을 지표면에서 1m까지 걷어내 중금속 오염을 제거해 다시 토양을 매립하는 직접정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매입 구역의 직접 정화에 걸림돌이 생겼다. 제련소 북쪽 해안에 있는 송림 숲이었다. 수령 60년이상 소나무 13만 그루가 빽빽이 조성된 32만5426㎡ 면적의 송림 숲은 토지오염 정화를 위해 파헤치기에는 그 보전 가치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에 환경공단은 송림 숲 토양 속의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위해성 저감조치 대안공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위해도 저감을 줄이는 대안공법은 우선 비소 등 중금속을 흡수하는 송엽국, 수크람 등 식물을 심는 ‘식물정화’, 금속산화물을 통해 오염물질을 흡착시키는 ‘질산화물 안정화’ 등이 적용된다. 또 송림 숲을 이용하는 이용객들과 오염물질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맥문동, 송엽국 등을 집중적으로 심는 ‘식생피복’, 식생종자를 피복한 매트 등을 산책로에 깔아 노출경로를 차단하는 ‘식생매트’ 공법도 이용된다.
이 같은 대안공법을 통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토지정화 시공에 들어가는 송림 숲은 연간 2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산림욕장으로서의 원형을 보전하는 한편, 연간 11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안공법은 굴착방식의 토지정화에 비해 138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도 기대돼, 환경과 재정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장항 토양정화사업은 일제 잔재이자 근대 산업화의 부작용인 토양오염을 치유하고, 중금속 오염의 불모지를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다”며 “특히 이번 대안공법을 통한 위해도 저감 조치는 생태계와 토양의 기능회복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토양정화 모델로 토양정화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