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은 2일 무산 위기에 놓인 구룡마을 개발사업과 관련, “서울시가 특혜 여지가 없는 다른 방안을 제시하면 언제든지 협의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구청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구룡마을 주민들이 하루 빨리 안정적으로 재정착할 수 있도록 조속히 강남구와 협의해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구룡마을은 2011년 서울시가 수용ㆍ사용 방식(현금 보상)의 완전 공영 개발 방침을 발표하면서 개발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서울시가 2012년 사업비 부담을 이유로 환지 방식(토지 보상)을 일부 도입키로 하자 강남구가 반대하면서 사업이 표류했다.

최근 감사원이 구룡마을 개발사업에 대해 “절차상 일부 미비점은 있지만 서울시의 혼용(수용ㆍ사용+환지) 방식 결정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면서 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를 두고 양측이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면서 갈등은 더 심화됐다.

강남구는 감사결과를 토대로 서울시가 2012년에 환지 방식을 도입하면서 환지 비율을 전체 부지의 18%로 검토했고, 이에 따른 개발이익이 2169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개발이익은 일부 토지주에게만 돌아가게 돼 사실상 특혜라는 주장이다.

이후 서울시는 환지 비율을 지난해 10월 9%, 12월 2∼5%로 점차 축소했다. 강남구는 토지주와의 합의에 따라 환지 비율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구청장은 이어 “‘절차상 하자가 없어 유효하다’는 서울시 보도자료는 감사 결과를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허위 보도자료에 대한 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강남구청과 협의하지도 않았고 주민 공람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감사원 지적에도 서울시는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사원이 구룡마을 개발사업을 무효 처리하지 않은 것은 서울시와 강남구가 원만히 협의해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반성의 기회를 준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부당하게 변경한 환지 방식을 직권 취소하고 당초 계획대로 100% 수용ㆍ사용 방식으로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환지 비율을 전체 부지의 2∼5%로 줄인 수정계획안 외에 제3의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수정 계획안은 강남구가 두차례 반려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무효가 아니라는 감사 결과가 나왔지만 강남구는 협의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면서 “주민 공람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주까지 협의하지 못하면 사업은 사실상 무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