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법 소비자가 피해 사실 입증 책임...사실상 업자 편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최근 5만4010㎞를 뛴 중고 쏘나타를 구입한 C씨는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들어갔다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자신의 구매한 차량이 2011년에 이미 7만5000㎞를 달린 것으로 기재된 정비이력서를 확인한 것이다. C씨는 바로 중고차를 판 업자에게 가서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중고 그랜져 차량을 구매한 F씨는 등록비 명목으로 210만원을 달라는 업자의 말에 큰 의심없이 입금했다. F시는 이후 사업자에게 차량 이전 등록에 소요된 비용의 증빙 및 차액 지급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F씨가 사후 알아본 결과 이전 등록에 들어간 돈은 약 136만원이 전부였다. 74만원 상당의 차액이 중고차 업자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중고자동차 불법매매 적발건수가 최근 5년 사이 6.5배 이상 증가하는 등 중고차 불법매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김현아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중고차 불법매매 적발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16건이던 자동차 불법매매 적발 건수 2013년 244건, 2014년 181건, 2015년 403건, 2016년 760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역 별로는 중고차 매매상이 몰려있는 경기와 인천에서 피해 건수가 가장 많았다. 이 밖에 광주와 대전, 서울, 대구 순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불법매매 적발 사례를 유형별로 나눠보면 매매업자의 준수사항 미이행(981건), 성능점검 부적정(184건), 보증보험 미가입(153건), 인터넷 광고시 판매자정보 미기재(148건), 거짓이나 과장된 표시 광고(135건)순으로 많았다.
이 기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거래 소비자 피해 현황’ 역시 2158건으로 ‘성능 상태 점검내용과 실제 차량상태 상이’가 71.6%로 가장 많았으며, 침수차량 미고지도 69건에 달했다. 물난리로 차량 침수가 많은 올해는 침수차 속여팔기가 더 흔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자동차인도일부터 30일, 주행거리 2000 킬로미터 이내에서 매매업자 및 성능, 상태점검자가 보증하도록 하고 있지만, 자동차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소비자가 이를 입증하고 손해배상을 받기는 힘든 구조다. 또한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거부당하는 사례가 한국소비자원에 다수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현재 중고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에 대한 입증은 소비자에게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애초부터 차량검사를 엄격히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선하고, 문제발생시 차량상태 입증책임 등에 대해서는 매매업자 또는 성능, 상태검사자로 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인, 여성, 청년 등 자동차 정보에 취약한 사람도 믿을 수 있는 중고차 시장을 만들려면 매매업자들의 신뢰감이 필요하고, 이는 곧 중고차 시장을 더욱 활성화 할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choij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