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화급한 노동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파탄난 노사정간 사회적 대화의 복원이 시급하다. 근로시간단축, 비정규직 문제, 최저임금, 일자리 확대 등 노동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노사정위원회를 구심점으로 먼저 대화부터 하는게 중요하지만 노동계의 불참으로 첫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는 최근 노동계 출신인 문성현 위원장이 취임해 노동계, 재계 등과 잇달아 만나면서 사회적 대화채널 복원을 발빠르게 모색하고 있다. 문 위원장은 “지금이 노사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경제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노사정대타협을 통한 노동존중사회를 이루는데 노사가 중심이 돼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 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12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방문해 “그간 지속돼온 기업별 노사관계로는 구조에 갇혀서 양극화 완화 등 문제를 풀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노사정 대화를 통해 변화의 큰 물결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경영계에서도 전통적인 노동관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한 개혁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노사정위 복원의 기본 전제인 양대노총 등 노동계의 참여 움직임은 여전히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양대노총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해 1세대 노동운동 대부인 문 전 민노당 대표를 노사정위원장에 위촉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문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개점휴업’ 상태는 벗어났으나 정상화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8년 1월 대통령자문기구로 출발한 노사정위는 같은 해 2월 6일 노동계·사용자 측의 입장을 조율한‘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출범 23일 만에 경제난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달성한 것이다.
당시 노동계는 정리해고제와 파견근로제를 수용하는 대신 교원노조 허용, 노조의 정치활동 허용, 실업자의 산별노조 가입을 인정받았다. 재계는 정리해고와 근로자 파견제라는 성과를 챙겼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정리해고와 파견제 허용을 둘러싼 내홍 속에 1999년 2월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지난해 1월에는 한국노총이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를 허용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양대지침 강행 처리와 파견업종 확대 등을 담은 비정규직 법안 발의에 반발해 이탈했다.
노사정위 정상화의 필수조건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복귀다. 노사정위원회는 모두 11명으로 구성되며, 노동계 대표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측 위원이 1명씩 참여한다. 하지만 양대 노총은 공식적으로 “노사정위 복귀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노사정 대화를 반면교사로 삼아 형식, 방식에 대한 고민보다는 진정한 사회적 대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사회적 합의를 국회에서 책임 있게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전제한 뒤 사회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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