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폐업시…장기적으로 계란 인상 우려 -떨어지는 계란값, 마냥 반가운 상황 아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계란가격 하락은 쉼없이 오르고 있는 추석물가에는 확실한 호재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 유통물가센터 관계자)

계란 가격의 하락세가 거침이 없다. 롯데마트에서는 중란 기준 일판란 3980원짜리 계란이 출시됐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계란 한판을 4950원에 내놨다. 다른 곳도 계란 가격이 비싸야 기본 5000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오름세인 추석 물가를 낮추는데 어느정도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땐 소비자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관측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가 집계하는 계란(특란) 10알 산지가격은 지난 4일 기준 1241원(한 판 기준 3723원)까지 떨어졌다. 한달 전(8월4일 1727원)에 비해서는 28.1%, 살충제계란 파동 직전(8월14일 1781원)에 비해서는 30.3% 가격이 떨어진 모습이다.

소매가도 하락했다.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6일 기준 계란(특란) 30개들이 한 판의 평균 소매가격은 6059원 수준이었다. 한달 전에 비해 20.3% 떨어진 가격으로, 평년(최근 5년간 해당일 가격 중 최고값과 최소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 가격(5677원)까지 내려왔다.

계란 가격 하락은 폭등한 추석 물가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7월까지 이어진 극심한 가뭄과 8월달의 폭으로 채소가격은 최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 4일 고랭지 배추의 산지가격은 10kg 3포기에 1만6577원으로 평년대비 82.0%가량 급증했다. 상추는 4kg 한 상자에 3만2208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말 강원도 산간지역에 내린 폭우로 그 지역의 채소 작황이 좋지 못했던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마른 채소로 분류되는 양파도 올해 생산량이 114만5000톤 규모로, 지난해보다 12% 가까이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6월 106.3에서 지난달에는 115.6으로 9.3포인트나 올랐다.

전체 농ㆍ축ㆍ수산물 가격도 12.2% 상승해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상승시키는 주범이 됐다. 체감 물가로 분류되는 생활물가지수도 3.7%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2011년 12월 4.4%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이는 추세다.

하지만 문제는 일상적인 계란가격 하락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계란 공급량은 지난해 대비 부족한데,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한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오른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는 데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계란농가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양계농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거래를 트고있는 일부 농가는 상황이 괜찮지만, 상당수는 공급처를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자칫 이들 농가가 폐업한다면 장기적으론 계란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계란 농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계란 가격에 대한 담합이 없었는지, 또 중간 유통업자들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점은 없는지를 확인해서 소비자 물가에 대한 불신을 뿌리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거듭 제기된다.

이에 한 유통물가센터 관계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이후 계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하늘을 찌른다”며 “안전한 먹거리임을 정부가 확인해주고, 가격에 대한 문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