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대학·행정고시 선후배 사이 의전서열과 안맞아 묘한 관계
부총리보다 고시기수 빠른 장관 산하 기관장이 주무장관보다 선배 수평적 소통 가능한 협의체 기대감 문재인 정부 경제ㆍ금융 사령탑들이 인맥과 학맥으로 얽히고 섥히면서 기존의 ‘서열’이 파괴될 지 관심이다. 경기고ㆍ서울대(경제)ㆍ연세대(경영)ㆍ행정고시 등의 선후배 관계와 의전서열이 일치하지 않아서다. ‘의전 서열’보다는 실질적인 권한과 영향력이 중요한 ‘서별관회의’ 같은 비공식ㆍ비공개 협의가 이뤄질 경우 논의의 양상이 주목된다.
‘서별관회의’는 지난 2015년 대우조선해양 부실 및 분식회계 등의 사태가 터지면서 크게 비난의 대상이 됐다. 기록도 남기지 않은 비공식 회의에서 국가경제를 뒤흔들만큼의 사안이 결정됐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책임 공방이 오고갔다. 하지만 관은 물론 재계ㆍ금융계에서도 어떤 형태로든지 비공식ㆍ비공개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영삼 정부 이후 20여년간 이어졌던 서별관회의 고정 참석자는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비서실(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 총재였다. 지난 2015년 문제가 됐던 대우조선해양 지원 논의 때는 소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회장도 참석했다.
이번 정부도 이같은 방식으로 경제 협의체를 구성한다면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 대상이다.
지난 6월 21일 정부 서울청사에선 김 부총리와 장 실장, 김 위원장이 상견례를 가지면서 일각에서 미리보는 ‘미니 서별관회의’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여기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내정자와 이동걸 산은 회장 내정자, 은성수 수출입은행 내정자 등 예비후보격인 자리의 주인도 이미 채워졌다. 이번 정부에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경제정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인물이어서 당연직 참석자로 꼽힌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들의 오묘한 사적 관계다. 김 부총리는 경제 관련 서열 1위지만 장관급인 최 위원장보다 행정고시 기수가 하나 아래다. 최고 실세로 부상한 장 정책실장은 장관급이지만 서열상 한단계 아래인 최 금감원장의 경기고 후배다.
공정위 김 위원장은 장관급이지만 산은 이 회장, 수출입은행 은 행장의 서울대 경제학과 후배다. 특히 이 회장은 금융위 산하 기관인 산은을 이끌고 있지만 이미 14년전에 차관급인 금융위 부위원장을 역임했었다. 당시 최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과장이었다. 나이에서나 경력에서나 이 회장이 최 위원장보다 한참 위였던 셈이다.
이밖에 부총리급인 이 총재는 최 금감원장과 대학 동문이자, 2012년 하나금융에서 경영연구소 고문과 지주사 사장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인연이 있다.
김상조 위원장은 한성대 교수 시절 존재를 공식화하고 내용을 문서로 기록하는 것을 전제로 비공개 협의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장 정책실장은 김 부총리와 김 위원장을 만난 직후인 지난 6월 22일 “새 정부에서는 ‘서별관회의’ 같은 용어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경제부총리, 공정거래위원장, (청와대) 정책실장, 이 3명은 장소에 상관없이 수시로 만나 논의할 것”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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