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논란에 석유화학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 수출 비중이 적은 데다 주로 ‘중간재’를 취급하는 석화업계의 특성상 당장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완제품 수출 감소로 인한 2차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석화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 중 약 5% 수준이다.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중국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의 약 45%를 차지했다. 때문에 트럼프 취임 이후 보호무역 기조가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대미 수출량 비중은 높지 않고 관세 또한 무세인 경우가 많아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가 국내 업황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한ㆍ미 FTA 폐기로 인해 자동차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동차 소재를 제조ㆍ공급하는 업체들은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소재 관련 업체들은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제조하는 업체에 ‘재료’를 공급하는 2차 벤더인 경우가 많아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로 인한 영향은 적은 편이다. 판매도 대부분 장기계약 형태로 이뤄진다.
자동차 소재로 타이어코드(타이어 보강재) 등을 주로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타이어코드의 경우 길게는 10년 정도의 장기계약으로 납품을 하는 데다 자동차 소재는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품을 개발하고 시험까지 마치는데 1년반~2년 정도 걸린다”면서도 “(FTA 폐기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배터리는 한ㆍ미 FTA의 여부에 따라 기존 관세가 부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리튬이온전지(품명 Lithium-ion batteries)의 경우 기준관세가 3.4%였지만 FTA 협정세율이 적용되면서 현재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다. 전자기기 등 완성품 제조시 들어가는 전지는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된다는 점에서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게다가 주요 자동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LG화학의 경우 미국 현지(미시간주)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 통상압박의 사정권 밖에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FTA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배터리 자체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 FTA 존폐의 영향이 크다고는 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