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면세점 대표들이 다 모였겠습니까. 정말 이제 한계점에 다달았습니다.”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산업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면세점이다.

최근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 업계는 매출이 급락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롯데, 신라 그리고 신세계면세점 대표들은 지난 30일 긴급회동을 가졌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한시적 임대료 인하를 공식 요청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동은 서로의 입장 차이만 보이고 뒤돌아 섰다.

면세점 업계의 공항공사 한시적 임대료 인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한국면세점협회를 통해 호소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공항공사 측은 면세점의 요구를 듣지도 거절했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7개 면세점 사업자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520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 2분기에는 4871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지불해야하는 최소 보장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공항 면세점은 관광업계 경기가 활황일때도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임대료 때문이다.

누군가는 얘기할 수도 있다. 왜 지금에 와서 임대료를 낮춰달라고 하냐고….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인천공항의 면세점 적자를 시내면세점에서 메꿨다. 하지만 시내면세점마저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에 흔들리면서 더이상 공항면세점의 적자를 메꿀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면세점 업체들로부터 8656억원의 임대료를 받았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매출의 약 40%수준에 육박한 금액이다. 임대료 인하 여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공사는 사실상 거절의사를 표하고 있다.

만일 사업권을 포기하는 업체가 나온다고 하면 인천공항공사의 수익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최근 귀를 닫은 인천공항공사와는 달리 국토교통부는 지방공항 면세점 사업자 등의 임대료 인하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제주, 청주, 무안, 양양공항의 면세점 및 상업시설 임대료를 30% 인하한다고 했다. 임대료 산정방식도 개선된다. 현재의 고정임대료 대신 매출실적 혹은 여객 증감률에 연동되는 탄력적인 임대료 산정체계를 도입키로 했다.

면세점의 업계는 무조건적인 임대료 인하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을 감안해 공항면세점 임대료를 탄력적으로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어려울때 일수록 공항과 면세점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해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