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글ㆍ사진=김아미 기자] 돛을 핀 아라비아 범선(다우선ㆍDhow Sail)의 모양을 한 외관, 기하학적 패턴으로 장식된 객실 로비,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신전을 연상케 하는 황금빛 기둥, 대리석 바닥에 깔린 페르시안 카페트, ….

두바이(Dubai)의 초호화 호텔 버즈알아랍(Burj Al Arab) 내부 모습이다. 섭씨 60도에 육박하는 두바이의 6월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은 마천루다. 이슬람의 옛 모스크 건물이나 중세 유럽의 고딕양식에 하이테크 건축 양식을 융합한 초고층 건물들이 순금을 두른 듯 유리 첨탑처럼 솟아 사막 위의 미래 도시 두바이를 장식하고 있다.

2009년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이후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 같았던 두바이 건설시장이 최근 중국인 슈퍼리치의 유입 등을 호재로 다시 활기를 띠면서 두바이 마리나(Marina) 지역 등을 중심으로 더 높고 더 화려한 건축물들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

▶두바이의 마천루를 디자인한 세계적 건축회사들=주메이라 해변의 인공섬 위에 있는 버즈알아랍은 부풀어 오른 돛단배 모양을 하고 있다. 영국의 건축설계 및 엔지니어링 회사인 ‘앳킨스(WS Atkins PLC)’의 건축가 톰 윌스 라이트(Tom Wright)가 설계했다. 최고층에 위치한 스위트룸이 1박에 2000만원. 호텔을 구경하는 데도 입장료를 내야 한다. 두바이 건축물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건축회사가 또 하나 있다.

바로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세계적 건축회사 ‘SOM(Skidmore, Owings and Merrill)’이다.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카얀 타워(Cayan Tower), 얄 샤크 타워(Al Sharq Tower) 등의 두바이의 랜드마크 건축물들이 SOM의 첨단 기술에서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는 첨탑을 포함한 높이가 830m(총 162개층)에 달한다. 이슬람 옛 모스크에 하이테크 건축 양식을 접목시킨 외관이 인상적이다. 국왕이 주도하고 SOM 소속의 에이드리언 스미스가(Adrian Smith) 설계를 맡았다.

초호화 요트들이 즐비한 두바이 마리나(Marina) 지역에도 SOM이 만든 또 하나의 기념비적 건축물이 있다. 지난해 완공된 카얀타워다. 높이 307m(75층) 맨션으로 구조물 전체가 엿가락처럼 꼬여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공섬 팜아일랜드…신의 영역에 도전하다=두바이 해변을 따라 쥬메이라 해안도로(Jumeirah Beach Road)를 달리다 보면 해안에서 8㎞ 떨어진 바다 위에 팜 주메이라, 팜 제벨알리, 팜 데이라 등 3개의 인공 섬으로 이뤄진 야자수 모양의 팜 아일랜드(Palm Island)가 있다. 특히 한 채에 100억이 넘는 팜 쥬메이라의 초호화 빌라들은 데이비드 베컴, 마돈나, 타이거 우즈 등 유명인사들이 잇따라 매입하면서 3주만에 분양이 마감되기도 했다. 팜 제벨알리(Palm Jebel Ali)도 현재 각국의 슈퍼리치들에 의한 분양 열기가 뜨겁다.

건축물에 대한 두바이의 끝없는 욕망은 인도 타지마할을 그대로 옮겨오기도 했다. 타지마할의 이름을 따 ‘타지 아라비아(Taj Arabia)’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에는 10억달러가 넘는 돈이 들어갔다. 실제 타지마할보다 3~4배 큰 규모로 지어질 이 초호화 복합 위락단지는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두바이 건축물들이 ‘중동의 디즈니랜드’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두바이는 오일머니를 들이부어 높은 건축물을 많이 지으려고만 한다”면서 “라스베이거스가 에펠탑 모조품을 짓듯 건축의 장소성과는 상관없이 다른 것들을 흉내내는 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