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난해 20대 국회가 열리며 의원들이 의욕적으로 발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법안들이 무더기로 잠자고 있다. 대선, 추경 등 각종 현안에 밀리며 주요 논의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일본군 위안부 관련 법안과 결의안은 총 18건이다. 위안부 법안에 대한 논의는 지난 2월 있었던 임시국회를 마지막으로 멈춘 상태다. 선언적 의미가 강한 ’결의안’ 5건도 한건도 채택되지 못했다.
관련 법안 개정안을 발의한 한 야당 의원 관계자는 “국회가 열리면, 아무래도 시급한 현안에 대해 집중하게 돼 위안부 관련 법안들이 후순위로 밀리는 측면도 있다”이라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지정 법안은 잠자고 있는 대표적인 위안부 관련 법안이다. 기림일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놓은 공약이다.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강제동원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린 8월 14일을 기림일로 정하자는 것이 골자다.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기림일 지정을 위한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논의는 진척되지 않았다. 19대 국회 때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박완주(2014년 2월 발의), 심재권 의원(2015년 4월)이 발의한 관련 법안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한일정부의 논의를 지켜보자며 상임위 상정을 미루며, 결국 회기종료와 함께 폐기되것으로 알려졌다. 20대에서도 박완주 의원과, 박홍근 의원, 심재권 의원이 각각 기림일 지정을 위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지만 각종 현안에 밀렸다,
소녀상과 관련된 법안과 결의안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이 발의한, 민간에서 설치한 소녀상을 정부가 관리하도록하는 법률 개정안도,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발의한 ‘일본 정부의 위안부 관련 ‘거출금’ 10억엔 수령 거부 촉구 및 일본 정부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구 중단 촉구 결의안’도 발의 1년이 돼 가지만 논의의 진척은 없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이와 관련해 “현 국회가 출범한 지가 1년이 넘었는데 , 2015년 한일합의 무효화 결의안 하나 채택을 못했으니 피해자들은 답답한 상황일 것”이라며 ”(국회에서 처리가 안되는 것이) 현안에 밀린것인지, 2015년 한일합의의 결과때문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소관상임위 중 하나인 여성가족위 여당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정기 국회에서, 위안부 기림일 지정 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증세, 부동산 등 새 정부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쟁점들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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