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예산 500억원 규모로 대폭 삭감 - 우수 인력 해외 유출, 원자력학과 신입생 모집도 비상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과 차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연구 개발 중단 방침을 시사하면서 원자력 연구개발(R&D) 분야에서의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 등 경쟁력 상실이 우려되고 있다.
9일 원자력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부터 고준위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 SFR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분리해 연료로 재활용하는 4세대 원전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년동안 파이로프로세싱과 SFR에 각각 4200억원, 32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연구개발을 지속해 왔다. 연구원은 내년도 관련 연구예산으로 1000억원을 신청했지만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는 파이로프로세싱 207억원, SFR은 330억원으로 삭감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기획재정부 검토를 거쳐 국회 예산 심의에 돌입하면 삭감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파이로프로세싱은 현재 원전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한ㆍ미 공동연구가 계획돼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중단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자력계에서는 R&D 위축과 함께 우수 연구인력의 대거 이탈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연구개발 중단이 결정되면 우수인력의 이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면서 “국내보다는 미국, 중국, 영국 등 해외쪽으로 원자력 인력들이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내년도 원자력공학과에 지원하려는 학생 수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쌓아온 원자력분야 경쟁력이 크게 퇴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