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새 정권의 공약 이행을 위해 연일 당정협의을 개최하면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당 정책위원회는 여름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각 상임위 의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회의 참석을 요구하고 있다. 참여정부를 타산지석 삼아 정권 초반 대통령 지지율이 높을 때 주요 정책을 쏟아내겠다는 전략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위는 연일 비공개 당정회의를 개최하며 개별 의원들에게 일정 조율을 요청하고 있다. 다음달 국정감사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취임 3개월 안에 주요 정책들의 틀을 잡아놔야 공약 이행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정책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당정협의를 열고 농림부와 조류독감(AI)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영록 농림부 장관이 직접 참석했다. 이날 오후에는 부동산 대책 관련 금융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비공개 협의가 예정돼 있다. 오는 10일 예정된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입시제도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정책위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위의 이같은 발 빠른 움직임에 대해 당내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각 상임위 의원들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당정협의 참석 여부를 물어보고 있다”며 “공식 당정협의 발표 전에 정책위가 부지런히 움직여 비공개 회의를 통해 미리 조율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참여정부 이후 10년 만에 집권한 만큼 청와대나 당 인사들 모두 철저하게 준비 후 정책을 내고 있다”며 “무엇보다 임기 초반에 개혁의 동력을 살려 주요 과제를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학습효과를 통해 배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약 이행을 위한 속도전에만 매달리다 보니 세부적인 검토가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문위 소속 한 의원은 “교육부의 수능절대평가 전환 등 발표를 앞두고 정책위와 비공개 당정협의 요청을 받았다”며 “다른 건 몰라도 입시제도의 경우엔 잘못 손대면 분란만 일으킬 수 있어 공약에 너무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 지도부와 달리 개별 의원들은 절대평가를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시제도를 바꾸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수능절대평가와 외고·자사고 폐지를 골자로 한 교육정책을 공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