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사망 사업장 전면 작업중지 등 강력조치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입추가 지났지만 전국에 폭염 특보와 주의보가 발효되고 열대야 현상이 계속된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한반도 기후가 급속히 아열대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으로 나라 전체가 뜨거워지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열사병 사망 사업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등 강력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8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 29일부터 8월 5일까지 1188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고 6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자는 2014년 556명, 2015년 1056명, 2016년 2125명으로 해마다 급증세다. 올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0%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폭염속 근로자에게 물, 그늘, 휴식 제공 등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근로자를 사망케 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모든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등 강력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열사병예방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에게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계획이다.

최근 한반도가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서울의 일평균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치솟는 날이 2008~2017년까지 10년간 연평균 2.7일로 1998~2007년 동안의 연평균 0.5일에 비해 5배이상 늘었다. 특히 2012년에는 7일이나 됐고, 2016년에는 11일, 올해도 지난 6일까지 벌써 4일이나 됐다.

이러다보니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패턴에도 변화가 뚜렷하다. 봄·가을은 갈수록 짧아지고 여름은 점점 길고 무더워진다.계절의 여왕 5월은 폭염의 달로 바뀌었다. 올해도 일부 남부 지방에서는 5월부터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subtropical zone)’하고 있어서라는 게 기상 전문가들과 학계의 중론이다. 내륙은 대체로 온대기후에 속하지만, 제주와 부산, 통영, 목포 등 남부 해안지역은 이미 아열대 기후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보편적으로 1년 평균 기온이 10도가 넘는 달이 8개월을 넘어서면 아열대 기후다. 기상학자들은 머지않아 아열대 기후가 중부지방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며, 2060년께면 남한 전체가 아열대 기후권에 들 것으로 예측한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한반도의 기온이 1도 가까이 올랐고 강우량도 200mm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온도가 영상 10도를 웃도는 달이 8개월로 사실상 아열대성 기후에 육박했다. 지난 80년간 겨울철은 지역에 따라 22∼49일 짧아졌고, 반대로 봄철은 6~16일, 여름철은 13~17일 길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중부지방에 내린 물폭탄도 아열대화의 전조로 풀이된다. 폭염속 게릴라성 호우는 아열대기후의 ‘스콜’을 닮아 가고 있다. 장마철에만 비가 오는 게 아니고 8~9월에도 많은 비가 내린다. 장마 강수 패턴이 달라지면서 일각에서는 장마철 대신 차라리 우기와 건기로 나눠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6~10월까지를 우기로 하고 나머지 기간이 건기라는 것이다.

기상학자들은 한반도 아열대화는 생물과 농작물재배 북방한계선 북상, 아열대 병해충 유입, 바다생태계 변화 등 우리 삶에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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