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최대주주 수출입銀 울상 지분 이미 매각한 현대차 안도 한화테크윈 손실에도 인수기회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정밀감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KAI)의 주식 가격이 급락하면서 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AI 지분을 모두 매각한 현대차는 안도하고 있고, 지난 6월말 KAI 최대주주가 된 수출입은행은 울상이다. 한때 KAI의 인수유력 후보자였던 한화테크윈은 KAI의 주가 폭락이 ‘인수기회’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KAI 주가는 지난 2일과 3일 이틀동안에만 36.36%가 폭락했다. 수천억 규모의 분식회계 정황이 포착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다. 시가총액은 5조1000억원대에서 3일 종가기준 3조7528억원으로 주저 앉았다. 사라진 시총 규모는 1조3000억원대에 이른다.

KAI 주가 폭락에 가장 안도하는 측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올해 3월 17일 자율공시를 통해 KAI 지분 5%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전량 매각 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도 현대차는 KAI주식을 블록딜로 매각했다. 현대차의 KAI 지분율은 현재 0%다. 최근 KAI 주가가 급락하면서 현대차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디아이피홀딩스 역시 10% 가량 보유하고 있던 KAI 지분을 지난해 1월 전량 매각했다.

가장 뼈아픈 곳은 수출입은행이다. KAI는 지난 6월 30일 공시를 통해 수출입은행이 자사의 최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검찰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7월 17일)되기 불과 한달도 안된 시점에서 수은은 KAI의 최대 주주가 된 셈이다. 정부는 올해 대우조선해양 지원 방안을 내놓으면서 수은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1000억원 상당의 자본확충을 수은측에 약속했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수은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KAI의 주식을 수은에 넘겨줬다. 산은은 주당 6만4100원, 1조1669억원 규모의 KAI 주식을 수은에 넘겼다. 그러나 수은은 이렇게 넘겨받은 자금 가운데 줄잡아 4000억원 가량을 앉은 자리에서 손해를 보게 됐다.

한화는 상황이 애매하다. 지난해 1월 한화의 방산계열사 한화테크윈은 KAI 지분 10% 가운데 4%를 주당 7만7100원에 매각해 2800억원 가량을 현금화 했다. 여전히 한화테크윈은 6% 가량의 KAI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의 주가 폭락으로 한화테크윈이 입은 입은 미실현평가손실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한화 입장에선 KAI 주가 폭락이 정반대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산사업을 주력 미래사업으로 보고 있는 한화는 그간 KAI의 주요 인수 주체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는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경우가 부담스럽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