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마다 유통ㆍ유효기간 천차만별 우유 유통기한 후 50일 더 섭취 가능 참치캔도 겉면 유통기한서 10년 더 섭취 유통기한보단 보관상태가 중요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A씨는 유통기한이 이틀 남은 우유 1ℓ를 30% 할인가에 샀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과 남편에게 우유 한 잔씩 마시게 했지만 반 이상이 남아있다. 내일까지 다 먹지 않으면 버려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
A씨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통기한 마지막 날이 가까워질수록 전전긍긍한다. 이날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특별한 날에 쓰려고 꽁꽁 묶어 안쪽에 잘 모셔두었다가 잊힌 식재료를 발견했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상태라면 버려야 하나 마나를 두고 갈등에 빠진다. 그러나 유통기한은 음식을 먹어도 되는 데드라인이 아니다. 단지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보장하고 판매할 수 있는 최종기한이다. 가정에서 식품 변질이 신경 쓰인다면 유통기한이 아닌 보관방법을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식품마다 다른 유효기한…제품에 따로 적어두세요=제품에 표시된 유통기한은 최적의 유통환경을 유지했을 때를 전제로 한다. 판매 과정에서 온도 변화가 컸다면 상할 수 있다. 또 가정에서 신경 써야 할 날짜인 유효기한(먹을 수 있는 기한) 안에 가장 맛있는 식탁을 만들려면 제품에 맞는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맞춰야 한다. 대부분의 식품은 유효기간까지는 먹을 수 있지만 자칫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잘 상한다. 날짜가 남았더라도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아낌없이 버리는 것이 낫다.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장마철 환경에서는 잠깐의 부주의만으로도 식중독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유제품은 구입 직후 냉장 보관한다면 우유는 유통기한 이후 50일까지 먹어도 되며, 개봉했다면 유통기한보다 2~3일 앞당겨 소비해야 한다. 냉장보관 시 유통기한보다 25일 정도 더 보관해도 되는 달걀은 구입 시 담긴 상태인 둥근 부분이 위로 가게 해야 덜 상한다. 치즈는 플라스틱 용기에 밀봉해 그대로 냉장보관한다면 70일까지 가능하며 뜯었을 경우 종이 포일로 싼 다음 랩으로 한 번 더 싸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유통기한이 3일인 식빵은 지퍼백에 밀봉해 냉동보관할 경우 20일을 더 먹을 수 있으며, 두부와 액상커피도 보관만 잘하면 유통기한보다 90일을 더 먹을 수 있다. 또 ▷요구르트(+20일) ▷냉동만두(+1년 이상) ▷라면(+8개월) ▷참치캔(+10년) ▷포장 판매김치(+6개월 이상) ▷참기름(+2년6개월) ▷식용유(+5년) ▷고추장(+2년 이상) ▷콩나물(+14일) ▷소고기(+5주) 등이 최대 소비기한이다. 단, 소비기한은 표준을 제시한 것이므로 보관 환경, 개봉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품질유지기한은 이보다 빠르다. 식품 보관 시 제품마다 소비기한을 라벨링해두고 기한이 짧은 순서로 앞쪽에 배치해두는 것이 ‘똑똑한 소비’를 위한 살림 노하우다.
▶유통기간 그리고 섭취에 대한 궁금증 몇 가지=식품에 대해 말할 때 영양성분 다음으로 관심이 있는 것이 ‘먹을 수 있는 때’다. 즉,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인데 먹어도 될까?’이다. 물론 먹어도 된다. 단, 유효기한이 아직 안 됐고 변질이 되지 않았다는 조건이 붙는다.
식품은 ‘언제까지’라는 숫자보다 ‘어떤 상태인가’가 더 중요하다. 식품의 신선도는 눈으로, 코로 확인할 수 있다. 곰팡이가 폈는지, 이상한 냄새가 나는지, 표면에 점성물질 등이 보이는지, 성분이 분리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직접 살피는 것이 좋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식품이 상했을 때를 알아보겠다. 우유를 물에 한두 방울 떨어뜨렸을 때 잘 퍼진다면, 계란을 소금물에 넣었을 때 물 위로 뜬다면, 참외가 물속에 가라앉는다거나 들기름을 흔들었을 때 거품이 생기거나 부유물이 생기면 변질된 상태이므로 버리는 것이 옳다.
유통기한과 상관없이 상한 음식을 먹게 되면 배탈과 설사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특히 어르신의 경우 시각ㆍ후각 등 감각이 무뎌져 상한 정도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아이들의 경우도 식품기한을 모를 수 있으므로 미리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또 간혹 유통기한 표시를 다시 하거나 지우는 등 조작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니 표시된 것만 믿지 말고 직접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
아이스크림이나 설탕은 왜 유통기한이 표시되지 않을까? 식품이라고 해서 모두 유통기한을 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꿀이나 설탕, 아이스크림류, 쌀, 먹을 수 있는 얼음, 작게 포장된 껌류, 가공소금 및 증류주 등은 수분 함량이 낮거나 살균처리 후 냉동보관 등 미생물이 자랄 수 없는 조건을 지녀 굳이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꿀이나 설탕은 오래되면 색이 변하거나 딱딱해지는데 상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미심쩍다면 안 먹는 것이 낫다. 또 성에가 지나치게 많이 낀 아이스크림이나 포장지에 먼지가 쌓인 설탕 등은 오래된 것일 수 있으니 사지 않는 것이 좋다.
jo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