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심사’ 무소불위 권한 그동안 말 많아 -특허기간 10년→5년 줄이고 자동갱신 불허 -“시장자율 맡기자” 신고제 전환 무게 실려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관세청이 면세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현행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관세청이 특허 발급에 대한 전권을 가진 특허제의 부작용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사업자 선정방식에 있어 ‘신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업계 주장에 힘이 실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관세법 개정안(일명 ‘홍종학법’)이 통과된 이후 면세사업자 선정에 대한 관세청의 권한이 대폭 확대되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다.

우선 개정안 통과 이후 업체들은 ‘특허권 갱신’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 법 개정 이전엔 10년마다 면세사업자에 대한 특허권이 큰 문제가 없는한 사실상 자동갱신됐다. 하지만 관세법 개정안에 따라 이후 5년마다 신규 특허권을 취득해야 함에 따라 갱신 심사권을 쥐고 있는 관세청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흔들 수 밖에 없었다.

또 관세청이 입찰 과정에서 ‘비공개 원칙’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갑을 문제는 더욱 심해졌다. 입찰공고부터 제안서 접수와 평가, 특허 심사, 최종선정자 발표까지 관세청이 관여하면서도 평가점수와 심사위원 등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심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번 감사 결과 밝혀진 비리들도 관세청의 비공개 특허심사 원칙 때문에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심사위원 명단은 공개할 경우 향후 면세점 심사의 공정성을 심각히 저해하고 심사위원 본인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의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결과 ‘선정사업 조작 게이트’로 얼룩지게 됐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관세청이 모든 것을 쥐고 허가권을 남발해 결국 지금의 피해 사태를 자처했다”며 “면세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부족하면서 권한만 가지고 있으면서 결국 심사도 공정하게 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이에 ‘신고제’ 도입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면세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신고제는 관세청이 특허권을 발급하지 않고 일정한 자격을 갖추면 어느 업체나 면세점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관(官)이 개입하지 않고 시장의 자유에 맡기는 것이다. 신고제를 시행하게 되면 유일하게 특허 발급 권한을 가졌던 관세청의 불공정 심사에 대한 의혹이 사라지고, 특혜 제공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사실 신고제는 관세청의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 논쟁이 있었던 이전부터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던 대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부가 면세점 사업 선정권을 독점하면서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높이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며 “시장경쟁 원리에 따라 면세점이 운영되면 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고제의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시장 왜곡과 중견ㆍ중소기업의 사업 참여 배제, 지역ㆍ중소기업 상품 판매 비중 축소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