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랠리속 국내투자자들 외면 주식형 펀드 환매 무려 5조원 규모 ‘강세장=펀드 붐’ 공식 마저도 깨져

대세 상승장을 맞은 국내 증시. 그러나 정작 시장에선 ‘환호성 없는 레이스’라는 말이 회자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데다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잇달아 빠져나가며 코스피 상승세와 장단을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세 상승장을 맞은 국내 증시.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고,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잇달아 빠져나가며 코스피 상승세와 장단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대세 상승장을 맞은 국내 증시.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고,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잇달아 빠져나가며 코스피 상승세와 장단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는 4조9667억원이 빠져나갔다. 월별로 봐도 지난 1~6월 ‘순유출 행진’이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300선을 넘어선 지난 5월에는 1조826억원이 펀드에서 증발했다.

과거 강세장에서 나타났던 ‘주식형펀드 열풍’은 온데간데없는 모습이다.

지난 1988~1990년, 1994년, 1999년, 2006~ 2008년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던 시기에는 어김 없이 ‘펀드 붐’이 일었다. 연도별로 적게는 약 3조원, 많게는 55조원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됐다.

특히 1998년12월 500선에 불과했던 코스피가 지수가 10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쓴 1999년에는 바이코리아(Buy Korea) 펀드 열풍이 한창이었다. 주식형펀드에 55조1000억원 규모의 ‘뭉칫돈’이 몰렸던 시기도 바로 이 때다.

대세 상승장을 맞은 국내 증시.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고,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잇달아 빠져나가며 코스피 상승세와 장단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대세 상승장을 맞은 국내 증시.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고,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잇달아 빠져나가며 코스피 상승세와 장단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는 국내 투자자의 철저한 외면 속에 2400선에 도달했다”며 “최근에도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데, 길게 보면 국내 투자자는 2009년부터 9년간 주식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주식 투자에 대한 피해의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늘 ‘고점에서 물렸다’는 학습효과가 주식을 등지게 했다는 설명이다.

가계의 과도한 부채 증가로 주식을 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이유로 거론된다. 지난 2009년 이후 연평균 대출성장률은 5.6%인 데 반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0%라는 점은 가계의 과잉 레버리지(차입) 상태를 드러낸다. 이 외에도 소득 정체, 부동산 시장에 물린 자금, 중산층 약화 등도 한국 가계가 주식 투자를 외면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소득 증가율보다 지출 증가율이 낮다는 점은 부채의 압박을 보여주는 예”라며 “부자들이 자산 증식을 위해 뭔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산층이 약화된 점도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가계는 금융위기 이후 연금과 보험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금융자산 운용에 집중했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3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16년 4분기 18.9%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과 더불어 전 세계적인 금리 정상화로 위험선호 현상도 되살아나고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보면 국내 가계의 순자산 회복 사이클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가계자산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구간에서는 고령화에 대비하는 보수적인 형태보다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자산 증식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