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에 거주하는 라틴아메리카계 ‘라티노’의 인구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라티노 이민 2ㆍ3세대 노동자가 중남미 국가에서 건너온 이주노동자 인구를 추월했다. 이민 2세대가 이주노동자보다 더 많아진 건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타임지 인터넷판은 퓨리서치센터의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라티노 노동인구 중 미국에서 태어난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에서 취업한 라티노 노동인구 2200만명 가운데 이민자는 49.7%로, 미국에서 태어난 라티노 인구보다 적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에 기록한 56.1%에 비해 6.4%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특히 금융위기가 끝난 2009년 이후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2009년 이래 라티노들이 미국에서 얻은 일자리 280만개 중 이민자에게 돌아간 것은 45만3000개에 불과했다. 일자리 10개 중 8개 넘게 이민 2ㆍ3세대가 독식한 셈이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라티노 이민자의 유입이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로 미국의 부동산 시장의 활력이 완전히 꺼지면서,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건설 부문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미국 주택 시장이 호황기를 구가하던 2004~2007년 라티노 이주노동자들은 160만개의 일자리를 얻어, 이민 2ㆍ3세대(82만9000개)를 크게 압도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며 건설 부문에 종사하던 라티노 이주노동자 52만명이 짐을 싸서 돌아가야 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고용 시장의 느린 회복과 국경 통제 강화, 국외추방 증가 등으로 최근 수년 간 라틴아메리카, 특히 멕시코의 이민 인구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저성장 국면을 지속하고, 미국 정부의 이민 정책이 우호적 방향으로 흘러갈 지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라티노 이주노동자들이 미국 이민을 결심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